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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씨, 당신이 진정한 개국공신이라오
윤혜지 2013-11-19

한눈에 보는 tvN드라마 7년 시청률 그래프

tvN 드라마 역사에서 의미있는 발자국을 찍은 작품 10편과 또 한폭의 역사를 만들어 갈 2편(<응답하라 1994> <빠스껫 볼>)을 추렸다. 시청률과 파급효과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나 한눈에 계보를 파악하기엔 도움이 될 것 같다. tvN 7년 역사를 빛낸 <막돼먹은 영애씨> <노란복수초> <응답하라 1997>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등 개국공신 4편엔 특별히 약간의 설명도 덧붙였다. 다시 한번 복습해도 아깝지 않을 ‘레전드 드라마’다.

<하이에나> 16부작 / 수목 밤 11시 / 2006.10.11~11.30

‘여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한국 남자 버전의 <섹스 앤 더 시티>. 케이블 최초의 자체 제작 드라마로 tvN의 드라마 역사를 열어젖혔다.

<막돼먹은 영애씨> 16부작 / 금 밤 11시 / 2007.4.20~8.4 연출 정환석, 박준화 / 각본 박민정, 백선우, 한설희, 권현진 / 출연 김현숙, 정다혜, 윤서현, 임서연, 최원준, 김나영, 고세원, 유형관, 송민형

실제 다큐멘터리처럼 얼굴을 모자이크한 영애씨(김현숙)의 인터뷰로 다큐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7년 역사가 시작됐다. 통장을 스쳐갈 뿐인 월급, 밉살맞은 직장상사와의 트러블, 퇴근길의 행복감 등 직장인이 느끼는 고충과 소소한 기쁨을 영애씨만큼 리얼하고 절절하게 대신해줄 만한 캐릭터도 다시 없을 것이다. 브래지어만 입은 영애씨가 거울에 몸을 비춰보며 옆구리살을 만지작거린다거나, 화가 나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욕설을 남발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지상파 드라마에선 볼 수 없는 생생하고 적나라한 상황 묘사와 대사가 인상적이다.

초창기 tvN을 먹여살린 진정한 개국공신. ‘케이블계의 <전원일기>’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이례적인 장수 드라마로 2013년 현재 시즌12가 방영 중이다. 7년간 남자와 직장을 꾸준히 바꿔온 영애씨지만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며 수많은 현실의 직장인들을 대변한다는 점은 오랜 세월 변하지 않았다. 속시원하게 직장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본격적인 직장 드라마의 효시이며, 매해 한두 시즌씩 새롭게 방영하면서도 2~3%의 평균시청률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불멸의 시리즈다.

<로맨스가 필요해> 16부작 / 월화 밤 11시 / 2011.6.13~8.2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낸 세 여자는 어느덧 삼십대가 되어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2030 미혼 여성들로부터 ‘폭풍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16부작 / 월화 밤 11시 / 2011.10.31~12.20

평범한 여주인공과 순정만화에나 있을 법한 꽃미남들이 라면가게를 함께 운영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꽃미남 라면가게>의 성공적인 개업 이후 tvN 드라마에 꽃미남들이 줄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노란복수초> 108부작 / 월~목 밤 9시45분 / 2012.2.27~2012.8.30 연출 최은경 / 각본 여정미 / 출연 이유리, 윤아정, 현우성, 정찬, 민지현

부모의 재혼으로 연화(이유리)와 유라(윤아정)는 자매의 연을 맺는다. 연화를 미워하는 유라는 연화를 산업스파이로 몰아가고, 스파이 누명을 벗으려던 연화는 유라의 간계로 남자친구 윤재(현우성)의 여동생을 차로 치여 죽였다는 더한 누명을 쓴 채 감옥에 간다. 유라는 연화가 가졌던 모든 것을 가로채고, 분노한 연화는 출소 뒤 재기해 복수를 결심한다.

아침마다 전국의 아주머니들로 하여금 “유라년!”을 외치게 만든 주범. 케이블 드라마로선 최초로 100부작 이상 제작된 일일드라마다. 막장의 최전선을 달리는 무모하고 과도한 설정으로 방영 중엔 쓴소리도 많이 들었으나 그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지상파 아침드라마의 견고한 벽을 깨부수고 tvN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이 아니었던 4050 여성 시청자들을 tvN 채널로 끌어들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처음엔 100회로 종영할 예정이었으나 인기에 힘입어 연장에 들어가 108회로 종영하는 등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갈아치웠다.

<인현왕후의 남자> 16부작 / 수목 밤 11시 / 2012.4.18~6.7

인현왕후의 복위를 위해 300년을 거슬러 현대로 오게 된 선비 김붕도(지현우)와 2012년의 현재, 드라마 <新 장희빈>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게 된 여배우 최희진(유인나)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타임슬립물과 로맨스의 더없이 완벽한 결합.

<응답하라 1997> 16부작 / 화 밤 11시 / 2012.7.24~9.18 연출 신원호, 박성재 / 각본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 출연 정은지, 서인국, 신소율, 호야, 이시언, 송종호, 성동일, 이일화

2012년, 부산 광안고 38회 동창회. 오랜만에 성시원(정은지)과 윤윤제(서인국), 모유정(신소율), 강준희(호야), 도학찬(은지원), 방성재(이시언)까지 고교 시절 친구들이 모두 뭉쳤다. 유정과 학찬 커플이 결혼을 발표하고, 다같이 축배를 드는 와중에 임신한 시원만 주스를 들고 있다. 그런데 시원의 남편은 어디에? 시원의 남편이 누군지 알기 위해선 1997년의 부산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H.O.T에 목숨 걸었던 극렬 ‘빠순이’ 시원의 남편은 누구일까.

전 국민을 1997년으로 몰아넣었던 화제작. <전사의 후예>와 <별은 내 가슴에>의 추억을 통과해 우리를 ‘윤제앓이’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던 드라마. 어쩌면 <응답하라 1997>의 최고 유행어일지도 모른다. “맞나?” 서인국과 정은지의 훌륭한 사투리 연기와 깨알 같은 소품들, 시청자를 그때 그 시절로 순식간에 데려다놓는 마성의 삽입곡들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광고 완판은 물론 온라인 VOD 다운로드 횟수 1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종영 뒤에도 한동안 ‘응칠’ 신드롬은 식을 줄을 몰랐다.

<푸른 거탑> 25부작 / 수 밤 11시 / 2013.1.23~7.10

모 영화의 카피를 본떠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후임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인기를 끌며 ‘군디컬 드라마’라는 새 영역을 개척하기까지 한 <푸른 거탑>은 군대를 배경으로 성격도 계급도 다른 남자들의 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20부작 / 월화 밤 11시 / 2013.3.11~5.14 연출 김병수 / 각본 송재정, 김윤주 / 출연 이진욱, 조윤희, 전국환, 전노민, 박형식, 정동환, 이승준, 이이경

선우(이진욱)는 죽은 형이 갖고 있던 아홉개의 향이 정확히 20년 전의 그 장소로 돌아가게 하는 타임머신임을 알게 된다. 타임슬립은 향이 타는 30분 동안만 가능하고, 현재의 시간과 그 30분은 똑같은 속도로 흐른다. 과거로 간 선우는 향을 이용해 아버지의 죽음과 집안을 뒤흔든 사건의 비밀을 캐게 된다.

<인현왕후의 남자>는 맛보기에 불과했다는 듯 그 제작진이 다시 뭉쳐 탄생시킨 또 하나의 정교한 타임슬립 드라마. 과거의 나와 맞닥뜨려선 안된다는 타임슬립물의 불문율을 깨버린 참신함이 돋보였다. tvN에서는 종영 뒤 허한 마음을 달래지 못한 수많은 ‘나인폐인’들을 위해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의 전편을 다시 방영해주는 <올나잇 나인데이>와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작가 인터뷰 등을 담은 <나인 스페셜>을 내놓기까지 했다. 한회 한회 방영될 때마다 각종 드라마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나인>은 미국 리메이크가 결정돼 내년 초 파일럿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 리메이크 버전엔 배우 김윤진이 기획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몬스타> 12부작 / 금 밤 10시 / 2013.5.17~8.2

핫한 아이돌 윤설찬(용준형)이 뉴질랜드에서 양을 치던 소녀 민세이(하연수)가 다니는 학교에 전학을 온다. 민세이의 따분한 학교 생활은 윤설찬의 ‘강림’으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음악이란 양념을 끼얹은 전형적인 순정학원물.

<응답하라 1994> 20부작 / 금토 오후 8시40분 / 2013.10.18~방영 중

이번엔 1994년이다! <응답하라 1997> 제작진이 다시 뭉쳐 그리는 대학 신입생들의 눈물겨운 상경기. 팔도 사투리를 듣는 맛이 쏠쏠하다. ‘응칠’에 이어 또 하나의 ‘레전드’가 탄생할 조짐이다.

<빠스껫 볼> 24부작 / 월화 밤 10시 / 2013.10.21~방영 중

1940년대의 일제 강점기, 농구를 희망의 등불로 삼아 견뎌온 강산(도지한)과 친구들에겐 분단이라는 또 하나의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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