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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작은 구명보트 안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필립스 선장의 실화 그린 <캡틴 필립스>

영화의 현장감을 좀더 극대화하기 위해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하지만, 영국 출신 감독 폴 그린그래스만큼 이를 잘 활용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두편의 ‘본’ 시리즈나 <플라이트 93> <블러디 선데이>에서 그는 이야기의 견고한 짜임새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극적 긴장감도 동시에 불러일으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므로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극적으로 구조된 필립스 선장의 실화가 폴 그린그래스 감독에게 전해졌을 때, 우리는 그가 이 영화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려낼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많은 동료 감독들과 스탭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필립스 선장이 실제 납치당했을 때 타고 있었던 것과 거의 유사한 배를 섭외해, 전체 촬영의 75%를 세트가 아닌 바다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캡틴 필립스>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리처드 필립스 선장이 이끄는 화물선 앨라배마호가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빠른 보트와 총으로 무장한 해적들은 손쉽게 앨라배마호를 탈환한다. 19명의 선원들을 무사히 대피시킨 필립스 선장이 홀로 해적들과 대치하다 결국 그들의 인질로 붙잡히게 된다. 작은 구명보트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그와 생계를 위해서는 해적이 될 수밖에 없는 소말리아 해적, 그리고 그런 선장을 구하기 위한 구명보트 바깥세계 사람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되며 영화는 점점 클라이맥스로 진행된다.

지난 10월11일, 영국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클라리지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는 영화에 대한 기자들의 평가가 긍적적이었던 덕인지, 매우 유쾌하게 진행됐다. 영화가 제57회 영국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국 런던에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톰 행크스와 폴 그린그래스는 공교롭게도 간담회 중 논픽션에 대한 자신들의 관심과 사랑을 뽐내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역사책과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았다는 톰 행크스와 처음 방송계에 입문했을 때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매료되었었다는 폴 그린그래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만난 것은 어쩌면 필연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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