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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관객 공동체가 해답

비주류영화, 단발성 상영만으로는 부족하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G시네마 사업 포스터.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같은 비주류영화가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못한다면 대학이나 관공서, 문예회관, 시민회관,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기반 시설을 이용해서 상영하자는 제안이 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대학이 비주류영화의 전통적인 배급 기반이자 상영장소였고 커뮤니티 센터나 홀 등을 활용해서 다양한 상영 활동을 진행해 왔으니, 이런 사례들을 참조해서 비주류영화 상영 활성화를 위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 독립영화도 그동안 대학은 물론 공공기반 시설이나 민간 문화공간 등을 활용하여 공동체 상영을 했으니 그리 낯선 이야기도 아니다.

이미 이런 제안들은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2012년부터 영상미디어센터를 활용한 ‘우수영상물 지역동시상영’ 사업이 진행 중이며, 경기도가 추진하는 ‘G시네마’ 사업에는 영상미디어센터뿐만 아니라 한국만화박물관,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이 참여하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지역도서관, 문화원 등과 함께 ‘다양성영화 공공상영관’ 사업을 진행한다. 지난 6월에는 한국영상위원회와 전국문화재단연합회가 비주류영화 상영 사업을 공동으로 협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지역별 추진 사업이 확대되고 전국적인 사업이 본격화된다면 비주류영화의 상영 기회는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상영 공간이나 기회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공시설을 활용하는 상영 사업의 경우,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그 공간만의 독특한 기획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을 담당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꾸준한 사업 실행도 중요하다. 1회 상영으로는 지역 주민이 비주류영화 상영 사업을 인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를 꾸준히 상영하면서 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그 다음 계획도 추진해야 한다. 바로 적극적인 관객 개발이다. 관객 개발의 1차적 방법은 비주류영화를 보고자 하거나 더 폭넓은 (영화)문화 체험을 하고 싶어 하는 관객을 묶는 것이다. 단순히 상영회에 오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관객의 공통된 문화적 필요와 요구를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동적인 관람 말고도 관객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참여 기회를 통해 적극적인 관객을 발굴하고, 이를 매개로 관객 공동체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외국 사례들의 경우 단순히 상영회만 여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필름 소사이어티’라는 자발적인 관객 공동체를 토대로 사업을 활발하게 지속해나갔다. 정책을 수립할 때 바로 이 점을 참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