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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인천의 이야기를 품다

8월31일, 열 번째로 탄생한 인천독립영화협회

8월31일 인천독립영화협회가 출범했다. ‘지역 독립영화’를 기치로 내건 열 번째 지역 독립영화협회다.

지난 8월31일, 인천독립영화협회(이하 인천독협)가 출범했다. 인천독협은 인천 영화인들이 서로 지지하고 협력하는 공동체로서, 인천의 이야기를 품은 영화로 인천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인천독협을 만들려는 이유’ http://youtu.be/6lRiZ32xdSA를 추천한다).

인천독협은 ‘지역 독립영화’를 기치로 내건 열 번째 지역 독립영화협회(이하 독협)다. 1998년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창립한 이래, 1999년 첫 번째 지역 독협인 부산독협이 창립했고, 2000년엔 대전과 대구에서도 독협이 설립됐다. 이후 전북, 제주, 전남, 경남, 춘천, 광주 등에 독협이 설립되어 현재 활동 중이다. 지역마다 사업의 규모와 활동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서울/수도권 중심의 영화 현황을 극복하고 지역에 영화제작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실제 지역 독립영화는 한국영화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매년 장편영화만 10편 이상 제작될 정도로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으며, 영화 인프라가 부족한 다른 지역에서도 장편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2013년 독립영화의 최고 성과로 평가받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는 제주에서 제작된 영화인데, 오멸 감독 등 제작진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제주독협의 오랜 활동의 결과이기도 하다.

지역 독협의 성과는 영화제작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많은 지역 독협은 지역 독립영화제 개최 등을 통해 지역 영화인들을 발굴하고 있으며, 이렇게 발굴한 영화인들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영화제작 인력 풀을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독립영화 관객을 개발하는 것도 지역 독협의 장기 과제다.

하지만 지역에서 독립영화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 영화제작을 위한 충분한 인프라와 인력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독립영화를 상영할 공간도 매우 부족하다. 지역에도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지원이 있긴 하지만 지역 내 전통이 깊지 않은 영화까지 지원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렵게 제작을 시도한다고 해도 지역에서 무슨 영화냐는 편견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난관을 극복하고 장편영화를 완성해도 배급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하니 어렵게 형성된 지역 영화 인력들은 안정적인 영화제작 환경과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더 많은 기회와 성과를 위해 지역을 떠나는 일도 빈번하다. 지역영화를 만들어가자는 내부의 의지는 충만하나, 기반이 없어 뿌리내리는 일은 무척이나 힘겹다.

19대 국회에서는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과 문화환경 개선을 통해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의 지역문화진흥법 제정이 다시 시도되고 있다. 그리고 10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으로 이전하는 목적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함이다. 영화문화의 균형발전도 중요하다. 지역영화를 더이상 간과해선 안된다. 지역영화 진흥도 이제 영화진흥정책의 분명한 과제가 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