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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highway] 야한 농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야한 농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한때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을 즐겨 들었던 팬들은 알고 있었다. 그가 실은 신동엽 뺨치는 음담패설의 대가라는 사실을. ‘감성변태’, ‘관음희열’ 같은 별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의 엉큼한 개그본능을 확인하고 싶다면 9월7일부터 그가 고정출연할 예정인 <SNL 코리아> 시사 콩트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를 본방사수할 것. 요즘 매일같이 새벽에 문자로 아이디어를 날려 PD가 괴로울 지경이라니, 기대만발.

꽃보다 연극

여행으로 충전 완료. 할배들 이제 일상의 무대로 돌아왔다. H4의 맏형 이순재는 25년 만에 연출자로 나선다. 아서 밀러의 대표작 <시련>을 극화한 작품으로 마녀사냥을 모티브 삼아,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광풍을 그린다(9월5일부터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귀염둥이 구야형 신구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간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아버지로 절절한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다(9월10일~10월6일, 흰물결아트센터).

축제는 계속된다

뜨거웠던 여름의 록페스티벌은 이제 안녕. 가을엔 잔잔한 어쿠스틱 음악 속으로 빠져보자.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10월 3~6일)과 그랜드민트페스티벌(10월19~20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서늘한 가을밤, 잔디밭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맞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듣는 음악은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과학이 영화를 만났을 때

SF와 과학이 만들어낸 미래의 상상력을 주제로 영상, 토크, 공연, 체험, 전시 등이 어우러진 국제SF영상축제가 열린다. 과학과 영상, 문화, 교육이 결합된 종합 ‘에듀테인먼트’ 축제로서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제작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영화 속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SF시네마토크가 눈에 띈다. 9월24일부터 29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101번째 히어로는 당신이다!

닌텐도 Wii U에서 100명의 히어로가 액션활극을 펼치는 3인칭 게임 <더 원더풀 101>을 발매했다. 100명의 영웅들을 조작하여 서로 합체하거나 변신하며 적을 무찌르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로 유명한 게임디자이너 가미야 히데키 작품이니 믿어도 좋지 않을까. 현재 북미판, 일본판만 발매되었고 아직 한글판 발매는 미정이지만 101번째 히어로가 될 당신, 혼의 외침을 들어라! 히어로라면 지르는 거다!

그의 이름은, 카아아아아안!

J. J. 에이브럼스나 <스타트렉> 시리즈의 팬도 결국에는 모두 베네딕트 컴버배치 ‘오덕’이 되어 극장을 나오게 만들었던 바로 그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한정판 콤보팩 스틸북으로 발매된다. 마성의 컴버배치만큼이나 부록의 포스도 장난이 아니다. 크로노스 행성과 클링온족, 나비루 행성, 스페이스 점프 시퀀스, 존 해리슨의 우주함대 본부 공격 장면, 클라이맥스 격투 장면 등의 제작 과정이 상세하게 실린다.

세상에서 가장 긴 찰나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이라는 부제를 달고 열리는 <라이프 사진전>에선 1936년부터 1972년 사이의 LIFE Picture Collection 소유 사진저작물 129점과 LIFE 작가 개인 소유 사진저작물 13점을 선보인다. People, Moments, It’s Life의 세개 섹션으로 나뉜 사진전은 윈스턴 처칠, 히틀러, 찰리 채플린 등의 유명인을 한 인간으로서 기록해낸 사진과 역사의 순간들, 그리고 역사와 함께 흘러가는 개인의 찰나를 포착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9월6일부터 11월25일까지다.

국가란 무엇인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만화가 박흥용이 돌아왔다. 한국 만화의 거장 가운데 한 사람인 그는 신작 <영년>에서 국가의 의미를 묻는다. 해방 이후 6 . 25전쟁이 일어난 1950년대의 석전리라는 작은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담았다. 석전리 사람들은 묻는다. “너는 누구 편이냐?” 6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편을 나눈다. 당신은 누구 편인가?

이번 미션은 콜라보레이션

올해도 역시 <대단한 디자인 프로젝트>가 열린다. 대단한 단편영화제 본선 경쟁 부문에 진출한 25편의 포스터를 해당 작품의 감독과 디자이너가 새로 만들어 상상마당 디자인스퀘어에 전시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대단한 포스터상’의 주인공을 모바일 투표로 선정한다. ‘#대단한 단편영화제’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최고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생각되는 포스터를 KT&G 상상마당 시네마 트위터(@csangsangmadang)에 멘션으로 보내면 된다. 9월4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다.

삶의 시간차, 그 미묘한 간극

뮤지컬 <애비뉴 Q> 기간: 8월23일~10월6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문의: 1577-3363

뮤지컬 <애비뉴 Q>는 본격 성인 인형극(Adult Puppet Musical)을 표방하는 작품이다. 제목 앞에도 ‘19금 뮤지컬’이란 꼬리표를 당당하게 붙이고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청년실업, 인종차별, 동성애 등 ‘어른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데다 극중 인형들이 노골적인 대사와 걸쭉한 욕설을 쏟아내고, 여기에 인형들의 적나라한(?) 정사 신까지 등장하고 있어 ‘19금 인형극’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어린이용 인형극의 캐릭터와 형식을 가져와 새롭게 패러디한 작품이란 사실이다. <애비뉴 Q>의 주인공은 미국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이다. 신나는 노래에 맞춰 미취학 아동들에게 알파벳과 숫자 세기 등을 가르쳐주던 귀염둥이 인형들 말이다. 그랬던 그 인형들이 이제는 어른이 되어 실업과 동성애로 고민하고 인터넷 야동에 심취하거나 “엿 같은 내 인생!”을 부르짖는 데서 오는 이질감과 친숙함, 바로 그 지점에 <애비뉴 Q>의 색다른 매력이 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애비뉴 Q>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코너를 차용해 흥미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대학 졸업 뒤 실업자로 전전하는 프린스턴이 인생의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장면에서 무대 위 전광판에는 커다랗게 “Purpose”란 단어가 떠오르고, 단어의 ‘교과서적인’ 의미가 애니메이션으로 설명된다.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새로운 단어를 알려줄 때와 같은 방식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린 시절 이런 식으로 세상을 배우고 사물의 이름을 익혔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은 <세서미 스트리트>식의 친절한 설명과는 사뭇 다르다. <애비뉴 Q>의 캐릭터들은 이런 면에서 묘한 동질감을 자아낸다. 삶의 시간차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간극, 이것이 <애비뉴 Q>를 낯설면서도 친숙한 우리의 이야기로 와닿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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