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개봉 당시 전체 스크린 수의 30%에 해당하는 600여개의 스크린으로 개봉해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비난을...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올해, <아이언맨3>는 전체 스크린 수의 무려 60%에 달하는 1381개의 스크린을 장악했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논란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에선 법으로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한다. 또 다른 한편에선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한다. 언론사들이 기삿거리로 써먹기 좋은 논쟁거리가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알려지는 논란은 ‘법적 규제 vs 시장 자율’의 명쾌한 구도다.
한 영화가 혼자서 너무 많이 해먹는다, 스크린 독과점이다, 해도 너무한다, 법으로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말 그런가?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무엇이 문제일까? 영화는 도박에 비유되는 흥행산업이다. 그러니 흥행이 문제라고 말할 순 없다. 내 영화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에게 있다. 문제는 그런 마음들이 모이다보니 영화 생태계의 다양성이 훼손되는, 모두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하나의 법률문구로 이걸 막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면, 단언코 사기에 불과하다. 법률도, 규제책과 제도도, 진흥정책과 제도도, 업계 내의 관행적인 관례도 모두 다 필요하다. 구조를 개선하려면 적어도 그 문제의 규모에 해당하는 총체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스크린 점유 상한에 대한 규제나 작은 영화를 위한 다양성영화 상영관 의무 설치 같은 쿼터제도 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이든 대중문화산업 유통에 관한 특별법이든) 법적으로 제도화 하거나, 업계 자율로 관례화하거나, 보조금 같은 진흥정책을 도입하거나 하는 여러 방법적 문제도 고민할 수 있다. 아니면 전혀 다른 방향에서 공정거래법상의 표준약관제도와 고시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도 있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주장하는 것과 그것이 결과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책이나 제도가 하나의 문제와 하나의 해결방안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선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대안 역시 동일하다. 특히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대응방안이 대기업 극장과 배급사들에 법적 면죄부를 발행해주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논의를 풍부하게 만들자. 문제를 다각적으로 보고 대응방안도 다각적으로 고민해보자. 한방에 해결하자는 얘기는 더 나쁘게 만들자는 말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