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부율 변경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부율 변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 6월20일 CJ CGV가 한국영화의 부율 변경을 발표했다.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극장과 배급간의 매출 분배 비율을 기존 배급사 대 극장 50:50에서 55:45로 바꾼다는 것이다. 10여년 넘게 부율 변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어와서 그런지 당연한 일이 이루어진 듯한 분위기에 현장의 체감도가 높지 않은 듯하다. 조금 다른 쪽으로 접근해보자.
서울지역 3대 메이저 멀티플렉스의 한국영화 부율이 변경될 경우, 2012년 기준으로 80억원 정도의 추가 매출이 투자제작 부문에 발생한다. 2012년 한국영화 총 개봉 편수(175)로 나누면 한편당 4천만원의 매출이고, 총제작비 10억원 이상의 영화(65)를 대상으로 할 경우 한편당 1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 편당 1억원의 추가 매출은 대략 3만명의 관객을 의미한다. 손익분기점이 2.4%포인트 낮아지는 것이다. 물론 어떠한 추가 지출이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그럼 이 추가 수입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개별 영화별로는 어차피 적자인 상황에 2.4% 정도 늘어난다고 적자가 메워지지 않는 경우도 많겠지만, 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분명 2.4%만큼의 여유분이 생긴 것이다. 투자자와 제작자가 수익으로 챙기면 될까? 만성적인 기획개발비 부족을 생각하면, 기획개발에 추가로 투자해야 할까? 주요 창작 직군의 저작권 대가로 분배되어야 하나? 저임금 스탭들의 인건비 인상에 보태야 하나?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과연 이 2.4%를 어디에 써야 할까?
영화계는 이런 일에 둔감하다. 아니면 애써 외면하거나. 2.4%를 쓰는 원칙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조직하고 스스로의 의견을 주장하는 그룹만이 그 결과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사실뿐이다. 결국은 제로섬 게임이다. 어차피 한국 영화산업의 매출은 고정치에 가깝고, 그것은 누구도 만족스럽게 충족시킬 정도의 사이즈가 아니며, 또 그렇게 될 수도 없을 것이다. 내 영화를 한개라도 더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하고 싶다는 욕망은 다른 누군가의 영화를 내리도록 강제하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다른 누군가의 욕망을 짓누르는 것이다. 영화의 모든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므로 영화산업의 어떤 문제든 바꾸고자 하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리고 그 일부인 우리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아직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부율 변경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빠른 결단을! 2.4%는 둘 다를 포함할 때 얘기다. 부율 변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