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3D 입체안경을 쓴 바즈 루어만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왼쪽부터).
화려한 액션도 호러도 아니다. <휴고> 같은 판타지 블록버스터도 아니다. 그저 드라마일 뿐인데 <위대한 개츠비>는 특이하게도 3D영화다. “다음 세대에 이 작품을 어떻게 하면 더 생동감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바즈 루어만의 말이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3D가 적용된 곳은, 1920년대의 부가 집결된 개츠비 저택의 파티로의 초대장이다. 말로만 듣던 개츠비의 그 유명한 파티 속에 관객이 함께 있는 것 같은 경험을 느끼게 해주자는 목적이다. 말끔한 슈트를 차려입은 디카프리오의 얼굴이 10cm 가까이 다가온다는 상상만 해도 숨이 막혀 올 지경이다. 프로듀서 루시 피셔는 “후반작업에 서둘러 효과를 넣은 영화도 아니고, 쇼크를 주려고 활용한 것도 아니다. 아마 3D를 가장 예술적으로 사용한 예가 될 거다”라며 3D 효과를 자신한다.
바즈 루어만 감독이 모티브로 삼은 건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히치콕이 <다이얼 M을 돌려라>를 3D로 만든 것과 같은 이치다. 관객이 마치 스크린이 아니라 눈앞의 무대에 올려진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자는 건데, 그레이스 켈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그렇게 가깝고 선명하게 볼 기회가 어디에 있겠냐는 거였다. 이 생생한 느낌을 고스란히 <위대한 개츠비>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U2의 공연을 3D로 제작한 <U2 3D>인데, 노래를 부를 때 가사가 기타에서 흘러나와 관객에게로 날아가는 거처럼, 피츠제럴드의 아름다운 문장이 그대로 여과없이 관객에게 날아가는 것과 같은 경험을 3D 기술을 통해 이루고 싶었다고 한다. 디카프리오는 “파티장면에서는 카메라를 크레인에 달고 있어서 3D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고, 3D 촬영을 하는지도 잘 몰랐다”고 했지만, 제작진은 하루 12시간 동안 3D 안경을 쓰고 모니터를 지켜봐야 하는 고역을 감내해야 했다고. 덕분에(?) 촬영이 끝난 뒤 안과 의사를 찾아가 진찰을 받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