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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다
안현진(LA 통신원) 2013-04-02

LA 현지 인터뷰 재구성 <아이언맨3>의 다섯 가지 변화

<아이언맨3>의 개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4월25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총집합한 <어벤져스>의 대성공 뒤에 선보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슈퍼볼 시즌을 앞둔 지난 1월29일, 마블 스튜디오와 디즈니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초대했다. <아이언맨3>의 인터내셔널 트레일러와 슈퍼볼 스폿광고, 그리고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되지 않아 아이언맨의 슈트가 광채라고는 없는 회색으로 칠해진 15분가량의 영상 3편을 공개했다. 이어 한 시간가량 제작자 케빈 파이지, 감독 셰인 블랙, 그리고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언맨3>를 예상해본다.

Q1. 마침내, 최강의 적을 만나다. 만다린의 정체는?

<아이언맨3>의 악역이자 국제테러조직을 이끄는 만다린은 인상적인 연설을 남긴다. “숙녀 여러분 그리고 어린이와 양들, 사람들은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만 나는 나 스스로를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가르침은 이렇다. 영웅은 없다.” 원작 코믹스와 달리 중국인으로 설정되지 않았지만, 음양 문양과 용 등의 심벌로 둘러싸인 만다린은 <섹시 비스트> <휴고>의 벤 킹슬리가 연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언맨> 코믹스의 팬이었음을 자처한 감독 셰인 블랙은 “코믹스에서 아이언맨에게 대항했던 위플래시의 면모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단체를 비유적으로 상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감독은 “미국을 이데올로기적인 입장에서 싫어하는 사람들, 모든 테러단체를 총체적으로 상징”한다고 일축했다. 아무리 슈퍼히어로영화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시각을 반영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도 감독의 변이다.

Q2. 전편들 또는 다른 슈퍼히어로물과의 차별점?

토니 스타크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에 백만장자이고 맨손으로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 정도의 지식과 능력을 갖추었지만 책임감이라고는 없는 바람둥이다. 그리고 그가 만든 자신의 복사본은 흠 많은 스스로를 숨기고 보호할 수 있는 껍데기다. 감독이 던진 “슈트가 토니 스타크를 만드는가? 토니 스타크가 슈트를 만드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은, 제작진이 고심해서 찾아낸 <아이언맨3>의 컨셉을 보여준다. 애초에 사람들이 토니 스타크 캐릭터에 열광했던 까닭은 그가 제멋대로 살아온 어린아이 같은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납치되고 감금당하고 고문을 견디는 것, 문자 그대로 심장이 무너져서 기계로 만든 심장을 갖게 된 것, 스스로 돕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 등은 <아이언맨>이 그토록 강력한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던 플롯의 원형이었다. <아이언맨3>는 바로 그 초심으로 돌아간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도 이전에 비해 어두워질 예정이다.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달리 슈트가 없으면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토니 스타크가 슈트에서 벗어나 거친 상황 속에서 예민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악랄해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Q3. 예고편에서 토니 스타크가 수많은 여자들과 밤을 보냈던 말리부 저택이 초토화되었다. <아이언맨3>의 액션은 어느 정도?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장면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감독과 제작자는 입을 모아 “어떤 배우가 촬영 중에 무턱대고 뛰어내렸고 발목이 부러졌다”고 답했다. 그 “어떤 배우”가 누구인지는 다음 인터뷰에서 곧 밝혀졌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머지않아 50살을 바라보는, 그러나 마음속에 소년을 간직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촬영 중에 그가 아이언맨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고, 그 결과 발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어떤 장면인지는 영화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전편들과 비교해서 토니 스타크가 슈트를 입지 않은 상황이 더 많다고. 말리부 저택이 만다린의 공격을 받고 초토화된 뒤 토니 스타크는 실험 중이던 프로토 타입의 슈트를 모두 파괴한다. 아머슈트가 적진에서 악용될 것을 우려한 탓인데, 그래서 그가 입고 탈출한 슈트가 토니 스타크가 가진 유일한 슈트다. 한데 토니 스타크는 육해공을 가로지르는 무차별 공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지만 슈트가 고장나는 바람에 테네시주의 허허벌판에 불시착한다. 고철덩어리나 다름없는 슈트는 천근만근 무겁고, 눈 내린 테네시주는 얼어죽을 듯 춥다. 이렇듯 <아이언맨3>는 슈트 안으로 숨을 수 없는 토니 스타크를 영화의 중심에 둔다. 제작자 케빈 파이지는 그럼에도 전편들과 비교해 가장 많은 아머슈트가 등장하며, 슈트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액션의 강도 역시 가장 셀 거라고 귀띔해주었다.

Q4. 존 파브로를 대신해 메가폰을 잡은 셰인 블랙은 누구?

셰인 블랙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키스키스 뱅뱅>(2005)에서 인연을 맺은 감독으로, <아이언맨3>는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감독이기 이전에 작가로 활약했던 셰인은 <리쎌웨폰1, 2> <라스트 액션 히어로> <롱 키스 굿 나잇> 등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실제로 셰인 블랙이 <아이언맨3>에 승선하게 된 것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추천해서이다.

Q5. 새침한 비서에서 깐깐한 여자친구가 된 페퍼 포츠는 여전히 H라인 스커트와 하이힐에 붙잡혀 있나?

<아이언맨3>에서 페퍼(기네스 팰트로)의 역할은 극에 에스트로겐을 불어넣는 조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말리부 저택의 공격 신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걸 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언급한 바 있는 기네스 팰트로는 문자 그대로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을 보여준다. 무너지는 천장의 콘크리트 조각에 깔릴 위험에 놓인 토니 스타크를 아이언맨(정확하게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페퍼)이 구하는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로운 장면은 그 결과물. <아이언맨3>는 토니가 아머슈트에 가지는 묘한 집착에 질투를 느끼는 페퍼의 귀여운 삼각관계를 그려낼 것이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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