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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뿡짝뿡짝

달파란과 장영규의 코미디 음악 <남쪽으로 튀어>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는 정치적이지만, 개발용역, 민간인 불법사찰, 고위 공무원의 부정부패 같은 ‘한국적 일상’이 등장해서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아빠’가 국가 권력에 대드는 것과 ‘초딩’ 막내가 중학생에 대드는 것, 개인성을 지키는 것과 작은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본질적으로 모두 같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색하고, 작위적이며, 가짜 연기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다. 태생적으로 프로파간다일 수밖에 없는 코미디는 어떻게 웃겨야 할까. 아마도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걱정되고 신경 쓰인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때 달파란과 장영규의 코미디 음악은 관습에서 출발한다. 그나마 덜 과장된 캐릭터인 고향 후배 봉만덕과 큰딸 최민주의 서정적인 테마 외에 다른 스코어들은 악기의 음정과 음색에 새겨진 특정한 이미지를 활용해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상황을 묘사하거나 보조한다. 특히 ‘뒤뚱거리는 베이스를 위한 행진곡’이라 부르고 싶은 메인 테마는 뿡짝뿡짝 걸어가는 리듬 위를 활공하는 선율에 관악기와 현악기를 가미해 지루함을 없앤다. 괜찮은 인상의 가벼운 소품 같다. 하지만 최해갑의 이야기를 음악만큼 깔끔하게 다듬긴 난감했을 것이다. 좀 많이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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