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라이어는 뭐랄까, 피가 등장하지 않는 호러영화 혹은 해피 엔딩이 없는 로맨틱코미디 같은 물건이다. 기름 없이 몸에 좋은 튀김을 만들어낸다는 발상이 장르의 전제를 뒤엎는 장르영화 설정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재료 자체의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바삭할 정도로 익힌다는 원리인데, 대략 2년 전쯤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주부들 사이에서 <악마의 씨>나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비할 만큼 열띤 반응을 얻었다. 그렇다면 속편이 나오는 게 정해진 수순이다. 필립스의 뉴 에어프라이어가 그 결과물이다. 2편이라면 1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게 당연하다. 그래서 필립스는 기존 모델에 베이킹 전용팬을 더했다. 덕분에 튀김이나 구이뿐만 아니라 빵, 쿠키 등도 가능해졌다는 뜻. 이쯤 되면 오븐의 대안으로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특히 줄리아 차일드의 후예를 꿈꾸지만 남은 음식을 처리할 자신이 없는 싱글들에게는 아담한 사이즈마저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거다. 30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