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3월23일까지 장소: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문의: 02-3279-2252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3월의 눈>은 우리 연극사의 산증인인 두 원로배우 백성희, 장민호를 위한 작품이었다. 두 배우의 이름을 딴 백성희장민호극장의 개관 공연작이기도 했던 이 작품의 초연 당시 백성희, 장민호 두 원로배우는 80대의 몸을 이끌고 가만히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되고 연극이 되는 연륜의 힘을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이 작품의 주인공 ‘장오’를 연기 인생의 마지막 역할로 남긴 채 장민호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 추모식에서 고인을 기리기 위해 백성희장민호극장에 모인 많은 연극인들은 장민호 배우의 유작이 된 <3월의 눈>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그 담담하고 쓸쓸한 뒷모습을 기억하면서 애틋한 기억을 나누었다.
올 3월, 국립극단은 고(故) 장민호 배우를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3월의 눈>을 다시 한번 백성희장민호극장 무대에 올린다. <3월의 눈>은 어느 낡은 한옥을 배경으로 손자를 위해 집을 팔고 떠나는 노부부의 담담한 일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정리하고 떠나는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사라져가는 것들, 변해가는 일상의 쓸쓸함을 느림과 침묵의 미학 속에서 보여준다. 이번 무대에서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깊은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변희봉 배우가 장민호 배우의 뒤를 이어 ‘장오’ 역을 맡고, 부인인 ‘이순’은 초연 그대로 백성희 배우와 박혜진 배우가 번갈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