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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점은 가족에 찍힌다

<고령화가족> <전국노래자랑> <미스터 고 3D> 등 가족 관객을 움직일 개봉 예정 영화들

<고령화가족>

<7번방의 선물>의 성공이 한국 영화계에 어떤 선물이 될 수 있을까. 섣불리 답을 내놓기는 이르다. 하지만 최근 한국영화의 주요 관객이 20∼30대에서 10∼40대로 확대됐음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어떻게 그들을 계속 극장에 붙들어둘 것이냐다. 그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기 위해 장르의 날을 세우거나 작가의 색깔에 하이라이트를 주기보다 휴먼드라마의 보편성에 기댄 영화들이 많아지리라 점쳐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 ‘가족’이라는 코드 혹은 소재가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자극하는 데 만능키로 등장한다 해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을 ‘가족영화’ 대표선수는 <고령화가족>이다. 투자사업부 박철수 부장의 표현에 따르면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에 새로운 질문을 던질” 이 영화는 반오십을 바라보는 영화감독이 다시 가족과 한지붕 아래 살게 되면서 겪는 사건사고가 줄기를 이룬다. 이 밖에 김성수 감독의 <감기>에서도 가족드라마가 100억원 블록버스터의 무게를 떠받치는 버팀목 구실을 할 듯하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와 그 모녀를 돕는 구조대원이 주인공이다. 곧 개봉할 강우석 감독의 <전설의 주먹>도 학원폭력을 중심으로 한 부모 세대의 이야기와 자녀 세대의 이야기를 아이러니하게 교차시켰다. “기존 소재의 매력이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족 관객에 대한 소구력을 넓히겠다”는 것이 박철수 부장이 말하는 CJ엔터테인먼트의 기조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미나문방구>와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쌍두마차로 가족 관객을 실어나르고자 준비 중이다. 복고풍 영화 <미나문방구>의 코미디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근근이 유지해왔던 문방구를 처분하려는 딸과 단골 초등학생들의 한판승부에 있다. 옛날 풍경을 추억하는 중년 관객과 10대 관객을 함께 자극할 영화다. 초장수 노래경연 TV프로그램을 소재로 가져온 <전국노래자랑>은 10∼80대를 겨냥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 진력을 다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뭉클한 코미디다. 반면 이준익 감독의 복귀작 <소원>은 가족드라마를 웃음보다 눈물에 더 깊이 담갔다. 사회적 폭력의 희생양이 된 소녀의 가족이 함께 상처를 어루만져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 먹먹한 드라마다.

<미스터 고 3D>

<전국노래자랑>

쇼박스는 신선한 소재 속에 가족적 코드를 ‘은밀하게 위대하게’ 심어놓은 양상이다. 우선 전체 관람가를 목표로 하는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 3D>. 야구광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고릴라가 프로야구단에 입단하여 슈퍼스타가 된다는 내용으로, 비극과 희극을 절묘히 녹여낸 전 연령용 3D 스포츠드라마가 될 것이다. 추석 연휴에 출사표를 던질 한재림 감독의 <관상>도 조선시대 관상쟁이의 운명 개척기를 다룸에 있어 부성애 코드를 놓치지 않는다. “아들에 대한 사랑이 눈물나게 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 한국영화팀 김도수 부장의 귀띔이다. 이에 가족의 달 5월을 겨냥할 <조선미녀삼총사> 등까지 더해 올해 쇼박스는 가급적 “쉬운 영화”로 더 많은 관객에게 호소할 계획이다. “대놓고 ‘가족영화’를 기획하기보다 가족의 코드를 끌어와 정서적인 면에서 잘 활용하는 편을 택할 것”이라고 김도수 부장은 말한다.

NEW의 라인업에는 ‘가족’을 넘어 ‘휴머니즘’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 ‘휴먼스릴러’를 표방한 <몽타주>는 딸을 유괴한 범인을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잡아야만 하는 어머니의 절절함이 묻어 있는 뜨거운 모성애 드라마다. 그런가 하면 송강호가 1980년대 인권변호사로 분할 <변호인>은 소재만 놓고 봐도 근본적으로 보편적 인간애에 호소할 영화다. 서민의 애환을 대표하는 얼굴 손현주를 앞세운 스릴러 <숨바꼭질>이나 정상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톱스타의 삶을 다룬 <배우는 배우다>도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할” 영화다. “의도적으로 가족 관객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따뜻하면서도 웃음기가 있는 영화를 선호하는 우리의 취향이 대중과 공명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김형철 한국영화팀 부장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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