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7번방의 선물> 1천만 관객 돌파!’ NEW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흥행을 기념하는 <7번방의 선물> 포스터 배너가 기자를 맞았다. 사무실 곳곳에 여기저기서 보내온 축하 화환도 눈에 띄었다. 잔칫집다운 분위기였다. 사실 NEW는 최근의 <7번방의 선물>은 물론이고 301만여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한 <헬로우 고스트>(2010), 490만여명을 불러모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등 가족 관객을 메인 타깃으로 한 영화를 전략적으로 내놓으며 흥행에 재미를 봐왔다. NEW 한국영화팀 김형철 부장에게 가족 관객에 대한 NEW의 투자•배급 전략을 듣기 전에 일단 1천만 돌파 축하 인사부터 건넸다.
-1천만이라는 관객을 예상했나. =원래 500만 관객을 목표로 놓고 준비했다. 영화의 웃음과 울음을 공감해준 관객 덕분에 더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의 웃음과 울음 코드를 많은 관객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
-지난해까지 투자•배급한 <헬로우 고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것을 보면 NEW가 40대 이상 관객이나 가족 관객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가족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고, 40대 이상 관객을 유독 염두에 두는 것도 아니다. 물론 <헬로우 고스트>와 <7번방의 선물> 모두 40대 이상 관객과 가족 관객이 사랑해주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흥행 추이는 각기 달랐다.
-어떻게 달랐나. =크리스마스 직전에 개봉했던 <헬로우 고스트>는 연인 혹은 3명 기준 관객의 관람이 많았다. 겨울방학 때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설을 지나면서 온 가족이 함께 극장을 찾은 가족 단위의 관람이 많았다. 전자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족 관객이 합류했고, 후자는 처음부터 가족 관객이 몰렸다.
-두편의 흥행 추이는 달랐지만 NEW가 40대 이상의 관객층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라인업만 봐도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의 비중이 많다. =물론 가족 관객이 늘고 있고, 우리 역시 연령대가 높은 관객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NEW가 가족 관객을 타깃으로 한 영화를 선호한다기보다 메시지가 따뜻한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시나리오 회의할 때 영화 사업부 전체가 한자리에서 회의를 하고, 2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원이 수평적인 의사교환을 한다. 그러다보니 20대부터 40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7번방의 선물>은 CJ의 <베를린>과 한주 차이로 맞붙었다. 배급 전략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베를린>이 확실히 기대작이었다. 그게 박스오피스 결과로 이어졌고. 그러나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의 타깃 관객층이 다른 만큼 큰 불안감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배급 시사 때 반응이 좋아 애초에 목표했던 스크린 수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타깃 관객층이 40대 이상 관객과 가족 관객이었을 거다. 그렇다. 지난해 한국영화 관람 관객수가 1억명을 돌파하고, 40대 이상 관객수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가 확실히 확보됐다. 따뜻하고 보편적인 이야기라면 분명 관객이 몰릴 거라고 판단했다.
-연령대가 높아진 관객층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다소 과하게 풀어나갔다는 지적도 있다. =처음 세트장에 갔을 때 교도소 내부가 너무 팬시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용구(류승룡)에게 교도소는 바깥세상보다 훨씬 따뜻한 곳일 거라고 판단했다. 동화적이고 판타지적인 컨셉을 기본으로 놓고 가자고 했다. 용구와 딸이 애드벌룬을 타고 교도소 담 넘어가는 신도 그렇고. 다소 촌스럽고 감정 과잉이더라도 용구의 진정성을 존중해서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40대 이상 관객과 가족 관객의 증가가 향후 NEW의 전략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곧바로 프리 프로덕션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나리오도 극장에 걸리기까지 1년 넘게 걸린다. 관객의 연령층이나 트렌드를 예상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본질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찾아내 좋은 감독과 배우와 함께 잘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게 NEW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