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1.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를 연동하면 리모컨이 장착된 수화기만 들고 다니며 좀더 편안한 통화를 즐길 수 있다. 2. 스마트폰만 사용할 때에 비해 한결 향상된 음질과 출력을 제공한다. 음악 감상용으로도 무리가 없을 수준. 스피커폰 모드로 전환하면 편리하게 다자간 회의 통화를 할 수 있다. 3. 하지만 과연 스마트폰이 통화만을 위한 기계일까? 통화보다 SNS 이용이 잦은 사람에게는 그리 활용도 높은 제품이 아닐지도 모른다.
2001년에 제대를 하고 보니 2년 반 동안 세상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대학가를 점령했던 이스트팩은 죄다 자취를 감추었으며 곱절쯤 빨라진 인터넷 속도는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입대 전까지만 해도 삐삐를 차고 다녔던 나는 드디어 첫 휴대폰을 구입했다. 공중전화 앞에 늘어서 있던 사람들의 줄이 부쩍 짧아지다가 아예 사라진 것도 그 무렵이었을 거다. X세대들은 요금에 대한 걱정은 한달 뒤로 미뤄둔 채 쓸데없는 문자를 주고받곤 했다. 그렇게 휴대전화를 일상의 기기로 받아들이고 나니 다시 유선 전화기로 돌아갈 일은 전혀 없겠구나 싶었다. 요즘 1인 가구 중 집전화를 따로 두고 지내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사무실 책상 앞이 아니고서야 수화기를 손에 쥘 일이 아예 없어진 듯하다.
그런데 약 20년간 휴대폰에 매여 지내고 났더니 종종 유선 전화기의 편안한 통화감이 그립기도 하다. 물론 스마트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에 대한 우려도 새삼스러운 심경의 변화를 거들었을 것이다. 한참 밖으로만 돌다 슬금슬금 본처에게 되돌아오는 구식 멜로드라마의 난봉꾼 남편이 된 기분이랄까? 소비자란 원래 이렇게 이기적이고 변덕스러운 존재다. 그렇다면 1990년대 문화의 복고 유행에 발맞춰 다시 유선 전화기를 구입해야 하나? 여기 다른 대안이 있다. 스위스보이스의 모바일 블루투스 스테이션인 e퓨어 BH01u(이하 BH01u)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BH01u는 휴대폰을 유선 전화기나 선명한 음질의 스피커폰처럼, 그리고 넉넉한 출력의 오디오처럼 활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다. 전통적인 유선 전화기의 모양을 본뜬 외관은 디자인적인 위트이기도 하고 직관적인 활용을 돕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일단 스마트폰을 연동하면 사용자들은 리모컨 기능이 장착된 수화기만 들고 다니면서 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몇분만 쥐고 있으면 손난로인지 전화기인지 모를 정도로 뜨끈해지는 스마트폰 때문에 뺨이 웰던으로 익을 일도 없고, 유해한 전자파로부터도 안전거리가 확보된다. 무엇보다 BH01u의 수화기는 통화에서 오는 피로감을 크게 덜어준다. 실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잦은 통화를 해야 하는 프리랜서라면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고려해볼 만한 투자다. 사운드 면에서도 BH01u는 한결 흡족한 환경을 제공한다. 확장된 대역폭의 HD보이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때와 비교하면 음질이 월등하다. 게다가 스피커폰 모드로 전환해도 감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 회의 등 다자간 대화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정격 출력으로 표기할 때는 2Wx2지만 순간 최대출력은 그 이상이라는 게 브랜드 회사쪽 설명.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패드와도 연동이 되므로 음악 감상을 위한 스피커로 활용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 오디오 스피커와 견주기는 어렵겠으나 일상의 인테리어 뮤직을 즐기기 위한 용도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BH01u가 SNS까지 지원해주지는 않는다는 것. 방금 찍은 고양이 사진을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다면 별수없이 수화기를 내던지고 스마트폰으로 달려가야 한다. 가격은 15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