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430×180×215(L×W×H)mm, 무게 8.1kg
특징
1. 1950년대 라디오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진공관 라디오. 2. 기계적 다이얼의 배치로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3. 스마트폰, CD, MP3 등과도 호환할 수 있는 확장성.
몇년 전만 해도 라디오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요즘의 양상을 보면 라디오의 시대가 다시 한번 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스마트폰의 라디오 관련 어플리케이션들은 여전히 꾸준히 다운로드되고 있고, 멜론이나 네이버 뮤직 같은 거대 사이트들마저 (우리가 생각하는 FM과는 좀 다르지만) 스마트 라디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건 음악 콘텐츠가 너무 많아진 나머지 사람들이 선곡이라는 행위 자체에 피로감을 느껴서일지도 모른다.
스마트 시대의 라디오는 예전처럼 안테나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깨끗한 소리를 찾을 수고가 필요없다. 라디오 어플리케이션을 켜면 국내방송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저 멀리 남미의 방송들까지 흘러나온다. 방송을 듣지 못했다 해도 팟캐스트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회차별로 원하는 방송을 시청할 수도 있다. 이런 시대에 아날로그 라디오를 듣는 건 좀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제품이 그만한 가치를 던져준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지금 소개할 제품은 테슬러(Tesslor)사의 R601SW다. 이 제품은 라디오다. 그러니까 CDP도 없고, MP3 파일을 넣을 수 있는 메모리도 없는 순수한 라디오다. 어떻게 보면 시대착오적인 제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과거를 추억하며 겉만 그럴듯하게 포장한 빈티지 스타일이 아니라, 정말 옛날 라디오의 정서를 그대로 가졌다. 1950년대 미국에서 흔히 쓰이곤 하던 라디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는데 외관은 직접 나무를 깎아 수공업으로 만들었고, 음악 감상에 좋다는 이른바 ‘통울림’을 가졌으며, 아날로그 튜닝 노브도 가졌다. 심지어 요즘에는 일부러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는 진공관 시그널미터까지 장착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1950년대의 라디오 제조 공정과 거의 일치한다. 당시의 제작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이 이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외관은 그야말로 멋스럽다. 합판을 깎고 다듬어 만들어진 것이 느껴지는 케이스와 기계식 다이얼, 튜닝창. 이른바 시각과 촉각, 청각을 함께 만족시키는 디자인이다. 처음에는 다소 가벼운 듯한 소리가 나지만, 대부분의 진공관 제품이 그렇듯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빈티지한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과거처럼 주파수를 잡기 위해 방 구석구석을 돌아다녀야 할 정도는 아니다. 수신 감도의 문제를 위해 신형 칩을 쓴 건 물론 내장 안테나뿐 아니라 외장 안테나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난청지역에서도 우수한 수신감도를 선보인다.
좋은 소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음질은 만족스럽다. 진공관과 내부의 울림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상당히 안정적인 중저음역대를 만들어준다. 우리가 라디오에 대해 막연하게 품고 있는 ‘따뜻한 사운드’가 21세기에 재현되는 느낌이다. 특히 클래식 FM을 들을 때의 강점은 말로는 쉽게 설명이 안된다. 좋은 울림통 덕분에 실제로 녹음 현장에 있는 착각까지 든다. 이건 좋은 헤드폰을 쓸 때와는 또 다른 종류의 감흥이다. 물론 요즘의 트렌드를 아주 따라가지 않은 건 아니다. PC, CDP, MP3, 스마트폰 등과 연결할 수 있는 외부 입력단자를 가지고 있어 스피커 대용으로 쓸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용하다. 그래서 가격은 다소 비싼 60만원대. 저가형인 20만원대 제품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