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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완성한 6개의이야기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감독과 배우를 만나다

“올해 최악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국내 개봉 전 이미 해외 평단에 낙인찍힌 영화였다. 하지만 12월12일 공개된 영화는 변론의 기회를 얻을 만했다. 몇 가지 분명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6개의 이야기를 넘나들며 172분이라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는 점에서,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의 협업은 얼친 도전으로 치부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건 1인3역 이상을 감당해낸 배우들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튿날 아침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타난 세 감독과 배두나, 짐 스터지스 두 배우 모두 언론의 평가와 무관하게 함께했던 4개월의 기억만으로도 흐뭇한 표정이었다.

“사랑”은 그들의 힘. 세 감독은 연신 사랑의 위대함을 역설하며, 6개의 이야기를 통해 인종, 성별, 시대 등의 경계를 무너뜨리려 한 자신들의 시도를 강조했다. 노예제가 잔존했던 19세기에 흑인 노예와 우정을 맺은 백인 사업가 이야기, 1930년대 맘속에 금기된 사랑을 품은 채 궁극의 심포니를 완성시키고자 길을 떠난 작곡가의 이야기, 1973년 핵발전소 기밀 폭로를 위해 죽음도 각오한 여기자 이야기, 2012년 감금당한 요양원에서 탈출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할아버지 이야기, 2144년의 네오 서울에서 장혜주라는 반란군을 만나 혁명을 꿈꾸게 된 클론 소녀 손미의 이야기, 종말에 가까운 미래에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어느 남자의 이야기. 모두 권위와 억압에 맞서 싸우는 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1인다역으로 6편을 왕래하며 인류애를 몸소 경험한 두 배우의 얼굴에도 자기 캐릭터들에 대한 애틋함이 어른거렸다. 특히 이 영화로 할리우드에 첫발을 디딘 배두나는 손미로 살았던 시간을 전하기 위해 “행복”이라는 단어를 골라 드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니 함께 들어가보자.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통해 가능했던 세 감독과 두 배우의 ‘행복’한 공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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