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12월1∼30일 장소: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문의: 02-766-6929
지하철 벽면은 온통 성형외과 광고뿐이고, TV를 켜면 어디선가 본 듯한 미남미녀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성형의 왕국’, 바야흐로 외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이다.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극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가 쓰고 윤광진이 연출한 <못생긴 남자>는 이러한 외모 지상주의와 몰개성의 시대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못생긴 외모 때문에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주인공 레테는 전면적인 성형수술로 완벽한 외모를 얻게 되고, 그로 인해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곧 ‘사회에서 성공하는 외모’를 대표하는 사례가 되고, 그를 복제한 얼굴들이 쏟아지면서 레테는 정체성의 위기에 빠진다. ‘성형’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단순히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자기 정체성의 문제로까지 확대한 점이 흥미롭다.
2007년 초연된 이후 영국, 체코, 이탈리아, 폴란드, 헝가리, 프랑스, 일본에 이르기까지 25개 언어로 공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초연과 동시에 ‘올해의 연극베스트3’와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기상,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이다. 촌철살인적인 대사와 상황 설정이 날카로운 웃음과 씁쓸한 자조를 동시에 던져준다. 무대 위 네명의 배우들이 특별한 분장이나 소품 없이 자유롭게 여러 명의 인물을 넘나드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관객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