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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가상인터뷰] 거기가 식으면 심장도 식는대요
주성철 2012-12-12

<나의 PS 파트너> 윤정

-안녕하세요. 지난달 전화비가 30만원이나 나왔다고요. =그러게요. 목소리도 다 쉬었어요. 남자친구가 PS를 좋아해서 너무 힘드네요. 같이 있을 때는 손도 안 잡아주는데. 전화는 끊을 생각을 안 해요. 내 목소리만 좋은가 봐요.

-전형적인 권태기에 접어드셨군요. 이해합니다. 비밀 사내연애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회사도 그만두고 결혼날짜만 기다렸는데, 기대했던 그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고, 이제 모든 게 귀찮아진 거죠. =맞아요. 그땐 다가갈 수도 없고 바라보지도 못하면 어떡하냐는 심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발자국이라도 따라 걷고 싶은 마음뿐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젠 다 포기했어요.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하고 살면 하나님이죠. 그저 사람은 할 수 있는 일만 열심히 하며 살아야 할 거 같아요. 욕심을 버려야죠.

-어디선가 들어본 말 같아요. 과거 95kg으로 살아가시며 매일 ‘괴로워, 괴로워’ 하던 시절에 했던 말씀 아닌가요. =그때 얘기는 꺼내지도 마세요. 비계 떼고 고기 먹던 다이어트 기억은 다 잊고 싶어요. 친구 ‘출산드라’에게 얼마나 야단맞았다고요. 입사해서 지금 남자친구 만나기 전에 음반 내려고 한 프로듀서 분을 쫓아다닌 적이 있긴 하죠. 남자친구가 저 성형수술 한 거까지 알면 더 피곤해질 거예요. 쉿!

-그러고 보니 그 놀라운 PS 실력은 그때 폰팅 알바 하던 때 갈고닦으신 거군요. 역시 그때보단 노련미가 더…. =사는 게 다 그렇죠 뭐. 어쨌건 그땐 20대의 한나였고요 지금은 30대의 윤정이랍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결혼이신가요. =막 사귀기 시작할 때는 싸움도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싸움이 줄어서 생각해보니, 서로 이해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저 버티고 있는 거더라고요. 싸우는 게 지겨우니까요. 그렇게 살다보니 다 귀찮아졌어요. 만나고, 설레고, 아프고, 헤어지고, 또다시 만나고, 그 반복이 지겨워서 사람들이 결혼이란 걸 하는지도 몰라요.

-그래도 한번뿐인 인생인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것도. =하긴 오래전에 결혼해서 애가 둘 있는 내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결혼하면 섹스가 준다고요. 핵심은 단지 그거에 있는 게 아니라, 아랫도리가 식으면 심장도 식는대요.

-멋진 말씀이십니다. 아직 전화로만 S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입니다. 당신이 한나건 윤정이건 재미나게 사세요. =그래요. 응원해주세요. 마리아~ 아베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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