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 2장 106, Digital c-print, 2011
기간: 12월7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연지동 179번지(두 개의 집)
카메라를 들고 도시 이곳저곳을 살피던 사진작가 오석근은 드디어 자신의 개인전을 열 장소를 찾아냈다. 화이트큐브가 아닌 다른 전시장을 찾던 그는 서울 종로5가 보령약국 근처에 위치한 한옥을 제 공간으로 잠시 빌렸다. 오랜 시간 증축을 거치며 변형된 집의 형태는 작가가 담아내는 사진 속 이미지들과 무척이나 닮았다. 특히 인천의 변형 증축된 주택들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작가의 작업 <재와 먼지>(灰塵) 속에 있는 집과 전시 공간은 위치는 다르지만 건축이 담아낸 시공간의 온도가 독특하게 다가온다. 시간의 흐름과 그 사이사이 누군가가 만진 흔적들이 그의 작업에서도, 작업이 설치된 공간에 들어서면서도 강하게 느껴진다. 오석근의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는 청소년 이미지에 관한 그의 오랜 관심을 보여준다. 청소년의 이미지가 사회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고착되는가에 의문을 가진 작가는 길을 걷거나 학교에 있는 청소년들의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 다층적인 이미지들을 잡아내며, 현재가 아닌 과거 사진 앨범에 담긴 근대기 청소년들의 모습을 아카이브했다. 작가의 또 다른 시각적 탐구 대상은 도시 인천의 풍경들이다. <재와 먼지>(灰塵) 시리즈는 인천에서 담아낸 전세계에 오직 하나뿐인 집들을 기록한다. 위로 쌓아올린 지붕, 갑자기 한층을 덧대어 올린 듯한 삐뚤삐뚤한 상층 구조물과 건물의 페인트칠한 흔적들은 사라져가지만 오석근의 사진 속에서 그 기억들을 위태롭게 지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