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3D영화의 관람료를 일반영화보다 2천∼4천원 비싸게 책정하고 있다.
극장과 배급사간의 수익 분배 문제는 영화계의 오랜 난제 중 하나다. 한국영화와 외화의 부율 차별 문제는 여전하고, 수십년 전에 정해진 5:5의 수익 배분 비율은 바뀔 줄을 모른다. 그동안 투자, 제작, 배급 부문에서는 한국영화도 외화와 똑같이 4:6의 부율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극장은 절대 양보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극장은 수년 전부터 전에는 없던 비용을 추가로 배급사에 청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광고비, VPF, 3D 안경값 등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배급사는 극장에 여러 가지 형태의 광고비를 지불하고 있다. 극장 내 좋은 위치의 벽에 포스터를 붙이거나, 극장 로비에 입간판을 세우기 위해서는 모두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그 극장에서 개봉예정인 영화 예고편을 틀기 위해서도 돈을 지불해야 한다. 예전 같으면 극장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당연히 제공했던 서비스였지만, 이제는 모든 것에 돈이 든다. 하다못해 팝콘 통이나 화장실 휴지에까지 광고를 넣어 파니까 말이다. 그러다보니 극장에서 내 영화가 보이도록 하려면 배급사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배급사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비용이 VPF(Virtual Print Fee, 디지털파일상영비)이다. 디지털영사기가 도입되면서 배급사들은 스크린당 80만∼1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조속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비용 분담 차원에서 3∼5년의 기간을 정해두고 배급사가 극장에 비용을 지불해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극장의 장비 유지 보수 비용을 대신하는 부가수익이 되어버린 상태다. 때문에 극장이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장비 비용을 왜 배급사가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비판이 거세다.
3D영화 안경값의 경우에는, 극장이 관객과 배급사에 이중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극장은 3D영화의 관람료를 일반영화보다 2천∼4천원 비싸게 책정하면서 거기에 3D 안경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상영이 끝나면 대부분의 안경을 수거해서 재활용하고 있어 관객에게 과한 비용을 책정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극장은 배급사에도 3D 안경값을 부담시키고 있다(3D영화 관객수×3D 안경단가(1천원)×50%). 이 또한 당연히 극장이 부담해야 할 비용임에도 이를 배급사에 부담시키는 것에 업계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또 대부분의 3D 안경을 재활용하는 현실에서 이를 전체 관객수로 환산하는 계산 방식도 말이 안된다고 지적한다. 국회에서는 이러한 가격구조가 과다한 3D영화 요금 책정으로 이어진다는 판단하에 이를 규제하는 법안 영비법 개정안까지 만들어 제출해놓은 상태다.
극장 운영에 있어서 광고 수익이나 설비 비용 절감은 극장의 경영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그것이 기존의 거래관계에 있던 이들에게 비용을 전가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제로섬 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배급사들은 극장에서 제공받는 서비스가 갈수록 줄어드므로 부율 조정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나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었을 때 극장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면, 배급사들은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어진다. 아니면 이득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비용을 들일 수 있는 사업자만이 배급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결국 영화시장의 발전은 더뎌지거나 일부 기업에 집중될 수밖에 없게 된다.
‘상생’이라는 단어에 거창하게 접근할 것이 아니다. 극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개봉 대기 중인 모든 영화의 포스터가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섹시하게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거기에 값은 매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극장은 영화계 상생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영비법 개정안(2012년 10월8일, 전해철 의원의 대표발의) 개정안에 따르면,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상영 중인 영화의 관람요금 세부내역을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할 의무를 가지며, 시장•군수•구청장은 영화상영관 경영자가 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간을 정하여 그 시정을 명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영업정지나 등록취소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