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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면 지는 거야
이다혜 사진 최성열 2012-11-06

돈 코스카렐리 감독의 선댄스 호평작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데이비드 웡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John Dies at the End 감독 돈 코스카렐리 / 출연 체이스 윌리엄슨, 롭 메이스, 폴 지아매티 / 개봉 미정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를 읽다보면 <캐빈 인 더 우즈>와 <해롤드와 쿠마>가 동시에 떠오른다. 무섭다가 웃기다가, 어, 어, 어, 하면서 이게 다 농담인가 싶다가 또 무섭다가, 큭큭거리다가를 무한 반복하게 된다. 육하원칙으로 간명하게 요약이 불가능한 이 이야기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느 도시에서 벌어진 일을 담고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존은 주인공이자 화자인 데이비드 웡(소설을 쓴 작가의 이름과 같다)의 친구인데, 정색을 하고 앉아 이게 뭐고 저게 뭔지를 묻기도 따지기도 전에 이상한 일이 다짜고자 벌어진다. 이상한 사건 첫 번째, 존의 밴드가 노래를 부르게 되어 있었던 록페스티벌 형식의 무대가 보이는 진흙탕에서 얼쩡거리는 주인공은 부두교 사제처럼 보이는 자메이카 남자를 만나는데, 그는 모르는 게 없다. 주인공이 꾼 꿈까지 맞혀버리는 것 아닌가. 흥미를 넘어 불쾌감과 불안을 느끼는 주인공은 도망치다가 제니퍼 로페즈와 부딪힌다. 아, ‘그’ 제니퍼 로페즈 말고, 이름만 같은 주인공의 동창 여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한 것에 찔린 존이 환각상태 같은 것에 빠지는데, 주인공도 그것에 찔리고, 그러더니 모건 프리먼이, 아니 모건 프리먼을 닮은 형사가 와서 수사를 하는가 싶더니 주인공의 눈앞에 타인의 과거와 미래와 죽음이 보이고, 이상한 존재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왜 이러는지 알지 못한 채 다짜고짜 약에 취한 밤의 모험담처럼 주인공은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인터넷 연재를 통해 인기를 끈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의 영화판은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무척 엉뚱하고 기발하며,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코믹호러스릴러(장르가 10페이지에 한번씩 바뀌는 느낌)인 소설에 못지않은 영화로 호평받았다. 술에 취해서 보면 무척 말이 되는 듯 보일 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