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 바디스> 아이작 마리온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웜 바디스> Warm Bodies 감독 조너선 레빈 / 출연 존 말코비치, 니콜라스 홀트, 테레사 팔머 / 미국 개봉 2013년 2월1일
썩은내를 풍기는 니콜라스 홀트가 데이트를 신청한다면? 그래도 선뜻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일지도 모르는 당신을 위해 조건 하나를 더 걸겠다. 알고보니 니콜라스 홀트가 좀비라면, 그래도 당신은 그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허무맹랑한 질문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호러와 로맨스의 이종교배로 탄생된 소설 <웜 바디스>에선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리 남자주인공이 니콜라스 홀트여도 그가 좀비이기 때문에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은 섹스어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로맨스 소설의 빠져서는 안될 요소처럼 굳어져온 지 오래지만 인간의 살점을 물어뜯고 팔다리가 썩어가는 시체인 좀비가 과연 로맨스와 어울릴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의구심에 대한 해답은 <웜 바디스>가 좀비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데에 있다. 이 작품 속 좀비들은 기존의 좀비와 다르게 사람처럼 사고하고 나름의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멸망의 수순을 밟고 있는 세계 안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존재 의미와 사랑을 찾아가는 주인공, 좀비 R의 내면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순정을 지니고 있다.
저자 아이작 마리온이 직접 만들고 출연한 북트레일러가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끌며 출간 전에 영화 판권 계약부터 마쳐 화제가 된 <웜 바디스>는 현재 <50/50>의 감독 조너선 레빈을 만나 내년 2월 개봉을 목표로 착실히 영화화되고 있다. 좀비 R은 니콜라스 홀트가 그리고 여자친구인 줄리는 테레사 팔머가 맡았다. 특히 좀비 R과 줄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줄리의 아버지로 존 말코비치가 출연을 결정해 관심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