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1. 6.2인치 터치 스크린이 달린 컨트롤러. 컨트롤러만으로도 고성능 게임을 즐길 수 있다. 2. 강화된 소셜 네트워킹. 이 게임 패드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과 영상 통화, 간단한 텍스트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30대 남자들이라면 아마 닌텐도에 대해 비슷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을 거다. 90년대 중반 슈퍼패미콤이 발매되던 날 조금이라도 빨리 손에 넣고 싶어서 줄을 서가며 구매를 기다리던 모습이나, 경쟁업체의 공세에도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던 모습 같은 것들. 하지만 세월은 쇠도 녹슬게 만든다더니, 닌텐도 역시 최근 굴욕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360에 밀렸고, 핸디 게임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공세에 설 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닌텐도는 30년 만에 처음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주주들에게 사장이 고개 숙여 사죄하는 굴욕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절치부심, 닌텐도가 새로운 차세대 게임기를 내놓는다. 이름은 위 유(Wii U). 닌텐도 Wii의 차기작이다. 지난해 게임쇼에서 이미 공개된 바 있는 이 제품을 새삼 소개하는 건 정식 발매일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위 유는 미국에서 11월18일, 유럽에서는 11월30일, 일본에서는 12월8일에 각각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한국에서도 아마 크리스마스 시즌 즈음을 겨냥해 발매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위 유의 발매 소식에 일본 주식시장에서 닌텐도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 10% 이상 상승했다. 돈 냄새를 잘 맡는 주식 애널리스트들이 아직 발매되지도 않은 기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건 위 유가 그만큼 잠재력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뭐가 그렇게 대단하기에.
위 유의 특징은 기기 자체의 성능에 있지 않다. 닌텐도가 창사 이래 늘 주장해왔던 것처럼 ‘하드웨어의 발전이 게임의 재미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그대로 이어진 것 같다. 다만 가장 획기적이라고 할 만한 건 컨트롤러다. 위 유의 컨트롤러에는 6.2인치 터치 스크린이 장착돼 있다. 이 스크린은 TV 화면과 그대로 연동시킬 수 있는 보조 스크린이다. 게다가 인터넷 접속, 영상 통화, 소셜 네트워크 기능 등 태블릿PC의 장점들을 그대로 가진다(TV와 영화 시청도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TV를 보면서 게임을 하면 되는데, 굳이 컨트롤러까지 보면서 게임을 할 이유가 뭔가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컨트롤러의 대단한 점은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과 PC 게임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버릴 수도 있다는 데 있다. 기존의 게임 패드로는 정밀한 조작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 새로운 컨트롤러는 PC 게임이 가지고 있던 키보드와 마우스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터치가 가능하고, 문자 입력도 가능하기 때문에 조종 방법에서 오던 게임의 한계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말. 게다가 위 유의 컨트롤러는 기존 스마트폰이 대체하던 휴대용 게임기의 역할까지 할 수 있다. 본체의 전원을 켜두기만 하면 침대에서건 화장실에서건 언제나 위 유의 고성능 게임을 곧바로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결정적으로, 위 유의 발매와 함께 확정된 게임의 리스트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콜오브듀티> <피파 13> <철권 태그 토너먼트> <닌텐도 랜드> <닌자 가이덴3> 등등.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아는 사람들은 환장할 만한 쟁쟁한 20개 이상의 라인업이 대기 중이다. 8GB 세트는 299.99달러, 32GB 세트는 349.99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