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는 영혼들>, 니나 피셔, 마로안 엘 사니, 2012.
기간: 11월4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 상암DMC 홍보관 문의: http://www.mediacityseoul.kr
‘나는 당신에게 주문을 건다.’(Spell on You) 2000년 시작된 제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제목이다. 50년대 미국 가수인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가 불렀던 노래에서 차용한 ‘주문’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요 키워드다. 첨단 과학기술과 미디어를 반영한 세련된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는 데 제한하지 않고 사적인 고백과 저주, 주문이나 독백 같은 ‘마음을 담은 말’들이 기술을 통해 어떻게 생활 곳곳에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다. 아크람 자타리의 싱글 채널 비디오 <내일이면 다 괜찮아질 거야>에서는 오래된 구식 타자기로 편지를 쓰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과 이 고백에 온라인 채팅으로 즉각 답하는 장면이 교차한다. 2011년 3•11 이후 일본의 삶을 바라보는 작품인 <눈을 감는 영혼들>(니나 피션, 마로안 엘 사니)은 미디어가 송출한 자연재해의 압도적 스펙터클이 조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일상과 심리적 동요를 보여준다.
20개국, 49작가(팀)가 초대된 전시장에는 봐야 할 작품이 많다. 관심있는 소주제에 집중해 작품을 보는 것도 유효한 방식일 것 같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에서는 ‘미디어 극장: 모두 잘될 거야’라는 주제 아래 여러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영상 작업들이 주로 전시되고, 2층 ‘천개의 주문들: 알려지지 않은 친구들의 윤회에 대하여’에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된 새로운 유형의 공동체와 네트워크에 주목한 작업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