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공공의 적> 단체관람한 형사들의 수다 (1)
2002-01-25

“설경구가 지 멋대로 쥐어패는데 신나데”

● 이상고온이 자취를 감추고 다시 한파가 몰아닥친 1월의 어느 수요일 밤. 서울 종로 한 극장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집결했다. 서울시 강력계 형사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공공의 적> 시사회가 열린 것. 극장은 번득이는 눈빛과 묵직한 체구들로 금세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설경구를 비롯한 영화 속 강동서 형사 3인의 배우와 실제 강동서 형사 3인의 악수가 무대 위에서 행해질 때, 그 심상치 않은 기운은 알 수 없는 유머로 절정을 이루었다. “형사님들이 사랑하게 될 영화”라는 강우석 감독의 소개 뒤 이어진 영화 상영. 초반 경계를 늦추지 않던 형사들의 관람태도는 서서히 달아올라 이내 폭소와 탄성을 허락했으며, 영화가 끝났을 때는 두터운 박수 소리가 극장을 울렸다. 과연, 그들은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됐을까. <씨네21>은 궁금한 마음으로 하루 만에 그들 중 몇명을 ‘소집’, 심중을 캐물었다. 너무 진한 사랑은 가시를 남기는 법. 그들은 스크린이 그들의 거울이 되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에 서운함을 드러냈고, 그러나 ‘시원한 과일 한 조각’ 먹은 것 같은 쾌감을 느꼈음은 도리없이 자백했다. 다시는 어디서도 보지 못할 강력계 형사 4인의 한자리 수다판. 거짓말 탐지실과 사이버수사실을 지나 열린 광화문 서울시경의 어느 자료실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편집자

프로필

윤명연: 강동서 강력3반장. 경찰생활 22년. 서울지방경찰청 특수수사과와 3부 합동수사본부에서 경제사범 등 고위층 관련 수사를 전담했으며, 최근 일선인 강동서 강력반장으로 ‘업종’ 변경했음. 특수수사에서는 수사기법이나 조사능력에 어느 누구보다 앞서감을 자부하나, 살인 등 강력사건에서는 아직 최 형사에게 모종의 ‘사사’를 받고 있는 입장임. 별명에 대해서는 “이름이 곧 별명”이라는 다소 ‘난해’한 답변만 남긴 뒤 묵비권 행사했음. 평소 성격은 영화를 보며 형사수첩에 꼼꼼히 메모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매우 치밀하고 이성적인 유형으로 사료됨. 시사회에는 혼자 참석, 동료의 가족과 어울려 새벽 4시까지 술자리를 하며 <씨네21> 좌담의 리허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나이는 40대 후반에서 50살 정도로 추정된다는 반원 최 형사의 제보 있었음.

최인열: 강동서 강력3반원. 윤명연 반장 수하의 베테랑 강력형사. 외모로 짐작되다시피 유도대학 출신이며 서내 별명은 ‘조폭’과 ‘깎두기’ 적절한 비율로 혼용되고 있음. 경찰들의 은어로 ‘바닥생활’, 즉 강력형사만 십여년 했음. 따라서 누구보다 풍부한 일선경험과 실력을 자랑하며, 심지어 좌담이 있던 날 오전에도 살인범 한명을 사건발생 이틀 만에 잡고 왔음. 경찰에는 89년 들어와 경력 13년. 주요 전적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내일까지 얘기해도 다 못한다”고. 좌담 내내 몸좋고 힘센, 때로는 ‘깔끔한’ 형사의 모델 노릇을 톡톡히 했음. 윤명연 반장이 ‘엄선’해 좌담에 동행시킨, 반내 촉망받는 실력파. 영어로 ‘police’라는 글자가 크게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가운데 아무런 직위가 적혀 있지 않고 달랑 이름과 휴대폰 번호뿐인 약간 의심스런 명함을 소지하고 다님.

조병희: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계 강력3반장. 형사 경력 29년으로 정년퇴직을 2년 앞두고 있는 고참형사. 오랜 형사생활에서 배어나는 형사직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세월 속에 쌓여온 풍부한 무용담을 보유하고 있음. ‘즉,’과 ‘자!’, ‘왜?’ 등 매우 인상적인 부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어디선가 많이 들은 듯한 말투를 구사했는데, 알고보니 MBC <경찰청 사람들>에 출연 경력 있었음. 좌담실에 들어서자마자 기자와는 물론 다른 형사들과의 인사도 없이 대뜸 이야기를 시작,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음. 장성한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사건 해결 뒤의 성취감을 사는 보람으로 여김. 시사회에는 가족과 함께 참석, 20년 만의 가족나들이를 했음.

신명섭: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계 강력실장. 서울청 산하 31개 경찰서에 배치된 강력계 외근 형사들 전체를 책임지고 장악하는, 서울시 강력계 참모격. 서울시내에서 일어나는 강력사건을 총괄관리한다. 일선형사들을 교육하고 일선에 나가 사건 지도와 분석을 하기도. 조병희 반장은 신명섭 실장을 “자상하고 꼼꼼하게 깨우쳐주시는 분”이라고 소개. 풍부한 경험으로 예리한 분석력을 자랑함. 좌담에 들어가기 전, 기자에게도 “여기서 무엇을 취재해 가려 하느냐”라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강력계 수뇌의 면모를 과시함. 올해 나이 쉰. 일선에 있다가 지난해 시경 강력실장으로 왔으며,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음. 부인과 딸을 대동하고 시사회 참석. 통찰력 있는 리더로서 좌담 중에도 영화를 본 형사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여유를 과시했음.▶ <공공의 적> 단체관람한 형사들의 수다 (1)

▶ <공공의 적> 단체관람한 형사들의 수다 (2)

▶ <공공의 적> 단체관람한 형사들의 수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