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굳이 ≪Siamese Dream≫이나 ≪Mellon Collie≫와 비교하지는 않겠다. 그런 앨범은 음악가의 재능과 시기와 운 등 모든 것이 기막히게 맞물릴 때 만들어지는 법이니까. 이제 ‘호박들’에 열광하던 시기는 지나갔지만 빌리 코건은 이 복귀작에서 충분히 선전하고 있다. 가끔은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도 한다. 비록 챔벌레인과 이하는 없지만, 새로운 이름들로 채워진 새로운 호박들도 새로운 기대를 품게 한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해탈한 인간이 된 것만 같다. 앨범 초반부의 몇곡을 제외하면 저돌성이 참 많이 죽었다. 덕분에 깊고 숙연한 흐름의 앨범이 나왔다. 빌리 코건의 목소리는 더는 신경질적이지 않고, 거창한 연주와 웅대한 편곡에 목말라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난 10여년간 겪어왔던 실패와 후회와 체념을 그대로 안고 가면서, 가장 오래 해왔고 가장 잘하는 것을 또 한다. 이제는 망설임 없이 안고 싶어진다.
최민우/ 음악웹진 ‘웨이브’ 편집장 ★★★ 단단하게 짜인 ‘얼터’한 록 음반. 스매싱 펌킨스의 오랜 팬들에게는 기시감을 느낄 순간이 계속 나오지만 진부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성장, 완성도 등을 따지는 것이 오래전에 별 의미가 없어진 밴드의 신작인 이상 이들의 음악 자체에 감응하냐 하지 않냐(혹은 그럴 의지가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Zeitgeist≫에 실망했던 사람들이라면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김도훈/ <씨네21> 기자 ★★★☆ 마지막으로 스매싱 펌킨스의 앨범을 작정하고 진지하고 집요하게 들었던 게 언제인가를 떠올려봤더니, 생각이 나질 않는다. 중간 단계를 뛰어넘고 들은 신보 ≪Oceania≫는 묘하게 기운이 빠져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어떤 면에서는 훨씬 성숙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나로서는 빌리 코건이 계속해서 앨범을 내주는 것이 고맙다. 불타오르는 것도 좋지만 서서히 타올라 멋지게 식어가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