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룬 파로키와 안드레이 우지카, 어떤 혁명의 비디오그램, 1992
기간: 8월11일까지 장소: 홍대입구역(경의선) 7번 출구 지하 문의: http://www.nemaf.net
당신의 머리 위에, 그들의 발아래. 문장 뒤에 물음표를 찍을까 느낌표를 찍어 읽어볼까. 그냥 스쳐가기는 힘든 전시 제목이다.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아 열리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전시 초청전은 큐레이터 그룹 워크온워크(장혜진, 박재용)가 기획해 우리를 지하철 홍대입구역 7번 출구로 부른다. 왜 하필 7번 출구일까. 이곳은 2011년 두리반 칼국수 건물이 자리잡았던 영역의 지하(땅 아래)다. 지하의 빈 공간을 점유하는 전시는 다양한 태도로 도시를 다루는 시각예술 작업으로 올해 페스티벌의 이슈인 ‘XY 글로컬 미디어’ 를 새롭게 구성해낸다. 누군가의 머리 위에서, 그들의 발아래에서 매일 터져나오는 도시의 사건들은 이렇게 땅 아래에서 전시를 하지 않으면 잊혀지고 말 것이다.
전시에는 국내외 9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작가들이 보여주는 ‘도시’는 뉴욕, 파리, 도쿄, 서울이 아니라 혁명, 싸움, 질타, 변화, 꿈이 뒤범벅된 용광로다. 이정민 작가가 그려낸 용산참사 현장의 그을음을 땅 아래에서 3년 만에 다시 보면 한여름인데도 서늘하다.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독재정부가 무너지던 1989년 12월을 기록한 <어떤 혁명의 비디오그램>에서 수도 부쿠레슈티 시민들이 방송국을 점령한 혁명의 과정을 생중계한 실제 영상 파편을 보노라면(!) 머리가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