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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PC를 품은 HDTV

넷기어의 무선 디스플레이용 HDTV 어댑터 PTVU 1000

사양

크기 베이스 80x89.6x33.3mm, PD어댑터 21.6x63.6x31.45mm, TV어댑터 21.6x68.9x9.82mm 무게 베이스 78g, 어댑터 28g

특징

1. 와이다이(WIDI) 지원 없이도 PC 화면을 HDTV 스크린 및 프로젝터로 무선 전송. 2.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다. 3. 저작권 요구 사항 때문에 블루레이 디스크 콘텐츠는 지원하지 않는다. 단 DVD 재생은 가능.

일단 고해성사로 글을 시작해야겠다. 나도 불법 다운로드라면 남부럽지 않게 해본 과거를 갖고 있다. 조르주 프랑주의 <얼굴 없는 눈>이나 미켈레 소아비의 <델라모테 델라모레>처럼 소문으로만 전해 듣던 영화들을 비로소 발견한 곳 역시 음침한 어둠의 경로였다. <24>의 첫 번째 시즌은 작정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거의 하루 만에 해치웠던 것 같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마치고 나니 키퍼 서덜런드와 함께 24시간 동안 외동딸 뒤치다꺼리를 한 것만큼이나 피곤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이돌 뮤직비디오보다 더 긴 영상은 모니터로 감상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한국영화산업을 위협하는 불법 다운로드의 폐해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기 때문에? 예, 라고 자신있게 대답하려다 보니 굿 다운로드조차도 잘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아마 그리 좋지 않은 해상도의 영상을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 들여다보는 일에 지친 탓이 아닐까 싶다. 물론 대안이 있긴 하다. 감상하려는 파일을 USB에 담아 TV와 연결하거나,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 즉 와이다이(WIDI)가 지원되는 기기를 이용하거나. 넷기어는 최근 그외의 방법을 하나 더 제시했다. PC 화면을 와이다이 지원 없이 풀 HDTV 스크린으로 무선전송하는 어댑터인 PTVU 1000을 출시한 것이다.

넷기어의 기존 제품인 PTVU 2000은 와이다이 전용 어댑터였다.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해당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노트북을 구비해야 비로소 활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즉, 맥북 이용자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상대를 차별하지 않는 너그러운 기기인 PTVU 1000은 거의 모든 PC 화면을 1080p 고해상도 풀 HDTV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다준다. 컴퓨터에서 재생 중인 모든 동영상과 음악, 사진 및 슬라이드 쇼 등을 실시간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설치 방법도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두개의 동글형 어댑터 중 하나는 노트북 및 데스크톱의 USB 단자에, 다른 하나는 HDTV 및 프로젝터의 HDMI 단자에 연결하면 이미 큰 작업은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수년 전, 데스크톱과 TV를 연결하느라 100만개의 케이블을 손에 들고 끙끙대던 걸 생각하면 새삼 아련한 기분이 들 지경이다. 또한 무게나 크기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여행 갈 때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귀곡산장에 친구들과 모여 ‘굿 다운로드한’ 호러영화 상영회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이용상에 몇 가지 제한은 따른다. 저작권 요구 사항 때문에 블루레이 디스크의 콘텐츠는 지원이 되지 않는다(단 DVD는 가능하다). 노트북이나 PC를 블루레이 플레이어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경우 다소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1080p의 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4GHz 인텔 코어2 듀오 프로세서 및 2GB 메모리 이상의 사양이 필요하다. 가격은 18만원대이고 넷기어에서 1년간 품질보증 A/S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