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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너희들을 응원해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밤잠을 설칠 정도로 뭔가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나. 언젠가는 나이키 운동화가 너무나 갖고 싶었다. 언젠가는 정말로 전학을 가는 게 싫었다. 언젠가는 그 여자애가 말이라도 걸어주길 간절히 바랐다. 언젠가는 매일 저녁 ‘아빠’가 술을 그만 마시길 바랐다. 그런데 소원이란 이뤄질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여자애가 활짝 웃으며 말을 걸었을 때엔 놀라 도망쳤다. 바람과는 상관없이 아버지는 매일 술을 마셨다.

아이들은 각자의 소원을 품고 두개의 신칸센이 교차하는 ‘기적의 장소’를 찾아간다. 화산 폭발마냥 시끄러운 순간에 아이들은 저마다의 엄청난 소원을 외친다. 그때 흐르는 음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잘 알려진 쿠루리다. 이 소박하고 따뜻한 멜로디는 종종 지나간 시절의 한때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좋다. 주제곡 <기적>의 “아무도 몰래 피어난 꽃, 내년에 또 만나자”라는 별거 없는 가사도 좋다. 아이들의 소원이 이뤄졌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남의 사정이니 딱히 궁금하지도 않다. 다만 저 아이들이 좋은 어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구루리의 음악은 제 힘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등을 힘껏 밀어준다. 요컨대 응원가다. 자,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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