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스와. 마드모아젤. 벨라벨라! =죄송합니다만 벨라벨라는 이탈리아어 아니던가요.
-아 그런가요. 라틴계열 언어는 다 비슷하게 들려서 원. 독자여러분께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지금 나와 있는 분은 <시작은 키스!>라는 프랑스영화의 주인공 나탈리씨입니다. 그나저나 <시작은 키스!>라는 영화가 대체 어떤 영화던가…. =스웨덴계 대기업의 파리 지부에 채용된 제가 같은 회사의 부하 직원인 스웨덴 남자 마르쿠스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아하! 전형적인 프랑스 로맨틱코미디군요. =전형적이라는 표현은 어째 좀 하대하는 듯 느껴집니다.
-그렇진 않아요. 원래 장르영화는 전형적인 관습 속에서 나름의 재치와 독창적인 즐거움을 끌어내는 거잖아요. 얼마 전 작고한 노라 에프런 여사의 영화들이 그토록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이유도 그 덕분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시작은 키스!>는 프랑스 여자와 스웨덴 남자의 연애라는 독특한 소재도 남다르긴 합니다. 근데 나탈리씨는 그 많은 멋진 프랑스 남자들을 다 놔두고 왜 하필 곰 같은 스웨덴 남자와 사랑에 빠졌답니까. =프랑스에서 평생 살아온 여자로서 프랑스 남자가 뭐 그리 멋지겠어요. 하나같이 시라노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플레이보이들밖에 없는걸요.
-그래도 프랑스 바깥의 여자들은 프랑스 남자와의 연애를 한번쯤 꿈꾸던데요. =그게 다 영화 탓이에요. 기자님 파리 가보셨죠? 길거리에 로맹 뒤리나 가스파 울리에 같은 남자가 널렸던가요?
-그… 그렇진 않았습니다만…. =서울 길거리에 원빈이나 강동원이 한 트럭씩 쏟아지지 않는 거랑 같죠.
-대신 파리 갔을 때 사르코지 닮은 남자는 좀 본 것 같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하지 말도록 해요 우리.
-이해합니다. 칼라 브루니가 언제쯤 그 남자를 속시원하게 뻥 하고 찰지가 궁금하긴 한데…. =더이상 그 남자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요 우리.
-아이고 알겠습니다. 그럼 스웨덴 남자는 어떤 매력이 있던가요? =이케아 가구 같다고나 할까요. 실용적이고 과묵하고 우직하고 심플해요. 추운 나라에서 와서 그런지 말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이케아 가구 같은 남자라. 캬. 그럼 한국 남자들은 뭐 같을까요? 리바트 가구 같은 남자들인가, 아니면 한샘 가구 같은 남자들인가. =글쎄요. 제가 한국 가구를 써본 적이 없어서요. 기자님은 어떤 가구 같은 남자가 되고 싶으세요?
-큰 욕심 없어요. 공간박스 같은 남자만 아니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