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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장미 소녀, 오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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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리의 연인> <헤어 스프레이>(2012) <스트릿 라이프> <넥스트 투 노멀>(2011) <엣지>(2010) <스프링 어웨이크닝>(2009) <오즈의 마법사>(2008) <찰리 브라운>(2005)

엄마를 졸랐다. 학교 가는 길 빵집 옆에 붙은 벽보에서 <레 미제라블> 오리지널 공연팀이 한국 소녀 한명에게 코제트 역할을 맡긴다는 오디션 소식을 본 꼬마 오소연은 그렇게 엄마를 졸랐다. 서울 가자고. “학예회라는 학예회는 전부 주름잡았고, 요즘 나오는 꼬마 트로트 신동들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더 잘 불렀다”는 천안의 명물 오소연을 데리고 엄마는 정말 서울에 왔다. 한국말로 불러도 되고 영어로 불러도 된다고 했지만 영어로 불러야 더 폼이 날 것 같아 밤새 영어 가사를 외웠는데 잘되지 않았다. 그렇게 울다 잠들었는데, 웬걸, 아침에 가사들이 머릿속에 있었다. 되려는 일이었나보다. 서울의 막강 꼬마 스타들을 물리치고 코제트 역할에 천안의 이 소녀가 뽑혔다. 하지만 유년의 추억은 여기까지. 이 멋진 무대로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고 그렇게 뮤지컬학과까지 나온 다음 21살 성년의 오소연은 <찰리 브라운>의 샐리로 다시 돌아왔고, 지금은 어느새 촉망받는 뮤지컬계의 신인 여배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는 요즘 부쩍 유명해진 젊은 남자배우인 김무열, 주원 등과 함께했다. 이후에는 DJ DOC 노래들을 소재로 한 <스트릿 라이프>에도 참여했다. <넥스트 투 노멀>에서는 엄마와 불화를 겪는 10대 소녀를 연기했고, 마침내 큰 주역으로 발돋움한 <파리의 연인> 강태영 역을 지나 요즘은 <헤어 스프레이>의 트레이시로 열연 중이다. 한눈에 딱 봐도 말괄량이 소녀 역할이 많았던 셈인데, 물론 쾌활한 본인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을 거라고 인정. “<오즈의 마법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대극장에서 공연한 첫 번째 주연작이었거든요. 무대 리허설을 하다 세트 뒤에서 울었던 게 생각나요. 감당을 못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해보니 감당이 되더라고요. (웃음) 무대에 한번 나가면 극이 끝날 때까지 퇴장없이 계속 무대에 있어야 했어요. 와이어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도 많았고 무대장치들도 빨리 전환되는 편이었고요. 하지만 그때 무대에서 편해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에너지 쓰는 법도.” <파리의 연인>에서의 한 일화도 들려준다. “제가 자전거를 못 탔어요. 무대는 사실 걷기조차 힘든 곳이잖아요. 그런데 거기서 못 타는 자전거를 타려니 금방이라도 오케스트라쪽으로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시간이 한달밖에 없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결국 타기는 했어요. 지금도 탈 줄은 알아요. 그런데 커브를 한쪽으로밖에 못 돌려요! 그래서 제가 가고 싶은 대로 못 가고 꺾을 수 있는 쪽으로만 가야 해요. (웃음)”

20대의 오소연이지만 데뷔 이후 무대 위에서는 줄곧 10대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그래서일까, 요즘 하고 있는 <헤어 스프레이>를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왜냐하면 이게 제 마지막 10대 연기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변화의 시기가 그녀에게 온 모양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모은 적도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도 관심이 많다. “카메라 연기에 대한 관심은 늘 많아서 미스터리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다. 하지만 무엇보다 요즘 집중하는 건 하나다. 초심을 잃지 않기. “다 잘해내는 것보다 하나씩 잘 선택해야 할 때예요. 사람들과의 신의를 저버리면서까지 화려한 곳에서 일하고 싶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깊이 사랑하는 작품을 만나서 진실되게 작업하고 싶거든요.” 아무렴, <파리의 연인> 강태영에 적역이었던 사람인데, 무엇으로든 예쁘고 바른길을 지나서 씩씩하게 금방 또 만나게 되겠지.

<파리의 연인>이 각별한 까닭?

드라마 주인공이 김정은이었던 게 오소연에게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던 눈치. 오히려 극중 강태영과 자신의 성향 자체가 워낙 비슷해서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연기한 작품이라고. <파리의 연인> 강태영이 곧 오소연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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