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크기 120x82x22mm, 무게 252g
특징 1. 9000mAh의 초고용량을 자랑하는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 아이폰4는 최대 5번, 갤럭시S3는 최대 3번까지 연속해서 충전할 수 있다. 2. 출력값이 서로 다른 두개의 아웃풋 포트를 갖고 있다. 야외에서 두명이 동시에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는 뜻.
대부분은 7월이나 8월, 좀더 성급한 경우에는 6월부터 휴가 계획을 세우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각종 록페스티벌도 조만간 앞서거니 뒤서거니 닥칠 예정이다. 야외에서 선크림을 듬뿍 친 팔뚝을 노릇노릇하게 구우며 보낼 시간이 늘어날 거라는 뜻이다. 몇해 전 스마트폰을 들고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찾았을 때 가장 난감했던 건 빠르게 닳는 배터리였다. 펫숍보이스 무대 앞에서 흉하게 놀고 있는 모습을 트위터에 자랑은 해야겠는데 이미 건전지 아이콘은 바닥이 드러난 상황이었다. 물론 통신사 부스에서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기는 했다. 하지만 배터리 파산자는 나 혼자만이 아니어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수가 메인 스테이지 관중 수준이었다. 1시간을 대기해 가까스로 응급처치를 한다 해도 10% 이상을 배급받기는 어려웠다. 그런즉 SNS 중독자들에게 모바일 보조 배터리는 여름철 필수상품이나 마찬가지다. 비전텍컴퍼니의 VT9000은 록페스티벌 시즌이 닥치기 전 구입을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건 9000mAh의 초고용량 배터리라는 설명이다. 아이폰4의 경우에는 최대 5번, 갤럭시S3는 3번까지 거푸 충전할 수 있는 사양이다.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현재 남아 있는 용량이 LED 창에 숫자로 표시된다. 두개의 출력 포트를 지원한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든다.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배터리의 위기를 맞는다 하더라도 타이태닉 침몰 뒤 잭과 로즈에게 닥쳤던 딜레마 같은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애인 따위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니까 출력 포트가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그러면 부감으로 찍은 본인 발 사진과 구름 사진만 잔뜩 담긴 디지털카메라를 아이폰과 함께 충전하면 된다. VT9000은 스마트폰 외에도 카메라, 게임기, 태블릿PC 등 다양한 제 품과 두루 호환되기 때문이다. 결국 뭐든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는 잔잔한 깨달음이 찾아오면서 문득 우울해질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편리하긴 하다. 두개의 포트는 출력값이 서로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출력1이 5V/1A, 출력2가 5V/2.1A이므로 후자를 선택하면 좀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VT9000의 자체 충전을 위해서는 꽤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에는 5시간, USB케이블로 PC에 연결해 전원을 공급받을 경우에는 무려 12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보조 배터리는 결국 소모품이란 점도 짚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본제품의 경우, 가능한 충/방전 횟수가 최대 500회다. 하지만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경우에만 비상용으로 활용한다면 그리 아쉽게 느껴질 숫자는 아니다. 게다가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사용한다고 해도 500일은 걸리는 셈인데 그 정도 기간이면 뜨겁게 시작했던 연애도 시들 수 있다는 걸 이미 조셉 고든 레빗과 주이 드샤넬이 알려준 바 있다. 비전텍컴퍼니의 자체 쇼핑몰인 웹파크(webpark.co.kr)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9만8천원이다. 단 어댑터(8천원)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