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6월29일까지 장소: 미디어극장 아이공 문의: http://igong.org/
유람선을 타고 한강 속으로 처음 들어가본 것은 이 작가 덕분이었다. 2009년 임민욱의 퍼포먼스 <S.O.S-채택된 불화>는 관람객을 한강 유람선에 태우고 다리 아래를 누비며 번쩍이는 고층 빌딩과 그사이를 마구 뛰어가는 남녀의 가쁜 숨소리를 듣게 했다. 2011년 작가는 기무사 수송대였던 한 극장(국립극단) 무대에 고문 피해자를 올라가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그 이야기를 듣게 했다. 작품 제목처럼 그야말로 <불의 절벽>이었다. 퍼포먼스와 설치가 있었던 현장에 없었더라도 작가 임민욱이 발견한 “이미 본 것 같고 벌써 사라진 것도 같은 뒤숭숭한 시공간” 상황을 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린다.
예술과 사회의 관계라는 난제에 천착해온 임민욱의 이번 기획전은 전시장이 아닌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열린다. 영등포 일대를 트럭을 타고 활주하는 비디오 작업 <뉴타운 고스트>뿐 아니라 퍼포먼스에 기초했던 몇몇 작업이 다큐멘트되어 스크리닝되고, 작업과 연관된 오브제도 전시된다. 총 네개의 섹션으로 나뉜 영상물이 매일 오후 5시, 7시 상영된다. 현실 곳곳에 숨은 깊은 틈을 보게 하는 작업들로, 초여름의 극장은 얼마나 서늘할까. 다큐멘터리와 퍼포먼스에 관한 강의(6월16일 국립극단 연구원 김해주, 23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남수영)와 라운드 테이블(22일 기획자 그룹 워크온워크) 등 현대 미술이 그 외부와 어떻게 대화를 시도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