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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고 나쁨을 떠난 인간적인 진실함”
글·사진 이화정 2012-06-12

<머드> 출연한 매튜 매커너헤이 인터뷰

“그는 마치 머드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보였다.” 매튜 매커너헤이를 향한 제프 니콜스의 사랑은 확고했다. 10년 전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그의 마음속에 머드 역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카리스마 충만한 도망자 머드는 매커너헤이를 손쉽게 설명하기 위한 로맨틱코미디의 말쑥한 남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칸에서 만난 그는 영화의 배경이 된 아칸소주, 미시시피 강의 리듬을 익힌 듯 여유롭고 건강해 보였다.

-경쟁작에 두편이나 당신의 영화가 포함되어 있다. 리 대니얼스의 <페이퍼 보이>에서는 살인 사건을 조사하러 오는 기자로, <머드>에서는 살인을 하고 숨어 지내는 남자로 분한다. =정말 영광이다. 두 작품 모두 다른 이유로 좋아하는 작품이고 캐릭터다. 다른 매력과 이유로 두 영화에 올인했다.

-제프 니콜스 감독은 머드 역을 처음부터 당신을 염두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대본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머드는 항상 움직이는 인물이다.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고, 그래서 머드가 좋았다. 제프는 머드의 겉모습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문신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숨어 지내는 설정에 맞게 몇주 동안 샤워도 안 하고 이빨도 부서져 있는 그런 야성적인 모습을 만들어야 했다. 머드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사회의 가장자리에 있는 인물들이었고, 그들이야말로 정말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좋은 캐릭터, 나쁜 캐릭터 혹은 도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인간적이고 진실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머드를 움직이는 건 결국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사랑은 어떤 방식인가. =머드는 당신이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머드는 구름 위에 머리가 떠 있는 남자다.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졌고, 마음속에 항상 젊음을 가지고 있다. 결코 어른이 되거나 실질적 인간이 되지는 않을 거다. 만약 그가 땅으로 내려와 발을 붙인다면 그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죽을 것이다. 그는 몽상가이자 시인이다.

-다양한 감독들과 작업해왔는데, 제프 니콜스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그는 자신의 영화에 자신있었고 모든 게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스타일이었다. 대본을 모두 관장하고 목적에 맞는 대사를 정확하게 쓰고,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편집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어나갔다. 이를테면 젊은 감독들이 무언가 더 하려고 하거나 더 요구하려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만약 하나가 달라지면 전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감정적으로 나와 잘 통하는 스타일이었다.

-아칸소주에서 촬영했는데, 그곳은 어땠나. =너무 아름다운 세상의 한 부분이었다. 대자연의 법칙이 거기 있었다. 강가에 사는 사람들, 물에 떠 있는 집과 보트가 있고 강이 흘렀다. 아침에 일어나서 걸었는데, 이틀을 지내니 그곳의 호흡에 익숙해지더라. 난 정말 아칸소가 이 영화의 캐릭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역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이 좋다. 그들과는 어떻게 소통했나. =아이들과 지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나도 아이가 있고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다. 그들을 나와는 다른 어린아이로 보지 않고, 의견을 존중해주면 문제될 게 없다. 엘리스 역의 타이를 보면 그가 카메라 앞에서 전혀 ‘연기’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제이콥 역시 타고난 재능이 있는 소년이었다. 매사 자신감이 있고, 진짜 연기를 했다.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최근엔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다크코미디 <베르니>, 윌리엄 프레드킨의 B무비 <킬러 조> 같은 독립영화작업이 많아지고 있다. =촬영할 땐 매일 아침 흥분한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일을 하는 데 두려움도 있지만 흥미롭고 흥분되는 작업이다. 난 독립영화가 가진 에너지를 무척 사랑한다. 대부분 일정이 빠듯하게 짜여져 있고, 트레일러로 들어가서 편히 쉴 수 있는 시간도 없다. 그러나 난 이런 작업이 중요하다는 걸 안다. 칸에 오는 것도 이런 힘든 노동을 보상해주는 행운 같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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