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평가 주간에서 상영된 <테이크 셸터>는 칸영화제의 화제작이었다. 영화제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테이크 셸터>를 거론했다. <머드>는 경쟁작 중 가장 마지막 날 배정되었지만 관심도로 따지자면 미하엘 하네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등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머드>는 미시시피 강을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과 모험담이다. 엘리스와 친구 넥본은 미시시피 섬에 숨어사는 남자 머드(매튜 매커너헤이)와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그는 사랑하는 여인(리즈 위더스푼)을 위해 살인을 하고 언젠가 그녀와 재회하길 꿈꾸는 몽상가다. <허클베리 핀>과 <구니스>와 <스탠 바이 미>의 어드벤처를 한데 섞은 듯 영화는 시종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며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희망이 가득한 이 영화의 어조 때문에 <머드>는 긴장으로 가득했던 <테이크 셸터>에 비해 준작이란 평가도 뒤따랐다. 그러나 고전적 방법에서 자신의 작가적, 연출적 능력을 찾으려 했던 제프 니콜스의 시도에는 분명 또 다른 기대를 걸게 만드는 힘이 있다.
-지난해 비평가 주간에서 상영된 <테이크 셸터>에 이어 바로 경쟁부문에 오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파티에 가는 게 행복하다. 크로넨버그, 하네케, 앤드루 도미닉 같은 감독들은 나를 연출자와 스토리텔러로 만들어준 사람들이다. 그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다. 그 감독들과 내 이름이 나란히 있는 거다, 경쟁에 간다는 건 그래서 좀 긴장되는 경험이다.
-<머드>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테이크 셸터> 때 가진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당신의 십년 프로젝트라고 말했었다. =대학 다닐 때 생각해둔 영화다. 난 아칸소주에서 자랐는데, 거기에 있는 공공도서관에서 미시시피 강에 관한 사진을 봤다. 강에 있는 다이버를 찍은 사진이었는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더라.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지난 8, 9년 동안 이 캐릭터를 쌓아올리고, 영화화하고, 적절한 타이밍을 찾는 데 시간을 썼다.
-이 영화를 두고 당신이 “샘 페킨파가 마크 트웨인의 작품을 가지고 단편 작업을 한 것 같은 영화다”라고 말했다고 들었다. =마크 트웨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만약 내가 누군가의 재능을 훔칠 수 있다면 난 마크 트웨인의 것을 훔쳐올 것 같다.
-전작에 비해서 프로덕션이 굉장히 커졌다. =<머드>는 그간 내가 작가와 감독으로 해온 모든 작업의 결합 같은 영화다. 가장 큰 야망과, 가장 큰 예산, 대본과 프로덕션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준비가 필요했다. 총 39일간 촬영했는데, 이전에 아칸소주 로케이션을 사전에 8주 동안 진행했다. 막상 영화를 하다보니 쉽지 않더라. 트릭을 쓰면 안됐다. 샷건 총을 쏘는 장면이나 더러운 오토바이, 뱀, 물, 그리고 광기까지 모든 것이 실제여야 했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 결국 결과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산다는 거였는데, 당신이 너무 긍정적인 사람이 된 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마술 같은 판타스틱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엘리스는 열렬하게 표본적인 사랑이 효력이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의 아버지나 친한 친구의 삼촌과 달리 한 여자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머드를 보면서 그런 사랑이 과연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여자들보다는 남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랑이다. 난 이 영화가 해피엔딩이어서 좋다.
-아역배우들의 역할이 크다. 배우들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타이 셰리던은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에 출연했었다. 이번에 같이 작업한 프로듀서가 맬릭과 작업했었고 그래서 알게 됐다. 제이콥 로플랜드는 아칸소주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배우였다.
-영화를 보니 당신 자신의 어린 시절이 궁금하다. =많은 아픔이 있었다. (웃음) 사실 난 화목한 집에서 자랐고, 부모님은 여전히 잘 지내시고 내 아이들을 돌봐주기까지 한다. 게다가 첫 영화를 만드는 데 재정적인 도움을 주시기도 했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고등학생 때 내 삶을 캡처하고 싶었다. 또래의 여자애한테 완전히 빠져 마음이 부서지고 절망했던 그 감정을 불러오고 싶었다. 그건 흥분과 고통이 집약적으로 공존하는 상태다.
-차기작은 무엇인가 =돌아가서 시나리오를 쓸 거다. 컴퓨터 앞에 앉을 준비가 다 돼 있다. 이번엔 분위기가 아주 다른 SF 추격영화를 찍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