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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정교하진 않아도 감동만은

<코리아>

<코리아>는 정교하진 않지만 충분히 감동적인 영화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북단일팀이 구성된 배경(최초의 문민정부 수립, 독일의 통일, 소련의 붕괴 같은 역사적 맥락들)보다 현정화와 리분희라는 남북 탁구스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므로 이야기는 감정적이고 뜨겁게, 그야말로 ‘영화적’으로 재구성된다. 이때 두 가지가 인상적이다. 이제까지 <코리아>의 배두나만큼 함경도 사투리를 매력적으로 체화한 배우는 없었다. 낮고 짧은 그 어투엔 스포츠와 이데올로기로 단련된 정서가 묻어 있는데, 훈련된 신체를 가졌다는 점에서 운동선수와 영화배우의 매력은 공유되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김태성의 음악은 스코어의 관습을 비껴난다. 짙은이 부른 <그대 기억>과 <슈퍼스타 K3>에 출연했던 이정아의 <Starlight>는 오히려 잘 다듬어진 대중음악 싱글이고 기타리스트 박지열과 첼리스트 성지송이 연주하는 <첼로와 기타>는 한껏 멋을 부린 감상적인 변주곡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영화에는 이 곡을 비롯해 상당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덕분에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O.S.T처럼, 영화의 사운드트랙보다 독립된 앨범이란 이미지가 부각된다. 음반에는 모두 20곡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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