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135.85mm×88mm×28.85mm(W×H×D), 무게 260g 특징 1. (제대로 만들어진) 최초의 바이크 전용 내비게이션. 2. 자동차용 지도가 아닌 바이크 전용 지도. 자동차 전용도로는 알아서 피해주는 센스. 3. 블루투스 기능과 음성 인식 기능. 손으로 일일이 찍을 필요없이 외치기만 하면 된다.
날씨가 풀리면서 늘어나는 건 두 가지다. 한밤의 취객과 거리를 활보하는 화려한 컬러의 스쿠터들. 홍대 일대를 중심으로 스쿠터 이용자들이 늘어난 건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이제는 도심 어디서도 스쿠터를 쉽게 볼 수 있다. 스쿠터가 대중적인 이동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말이다. 어떤 제품이 마니아층을 벗어나 대중화하기 시작하면 자본이 몰려든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시장이 새로 생겨나기도 하는데, 이걸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이 ‘바이크 전용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라이더스다. 아이나비 라이더스는 ‘바이크 전용’을 내세운 제품답게 여러 가지 독특한 면모를 보여준다. 우선 화면 크기는 4.3인치. 크다고는 못해도 바이크에서는 이만하면 충분하다. 바이크의 특성을 고려해 방수와 방진 기능, 진동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은 기본으로 갖췄다. 여기에 바이크용 내비게이션은 도난의 위험이 커서 쉽게 탈부착이 가능해야 하는데, 기본으로 딸려 나오는 전용 거치대와 크래들은 여성도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제품을 분리할 수 있을 만큼 편리하다.
자, 여기까지는 서론이다. 내비게이션의 시작과 끝은 결국 지도. 다행히 제조사인 아이나비는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기업이다. 그런데 어라? 이 제품은 최근 유행하는 3D 지도는 지원하지 않고, 2D 방식의 지도만 지원한다. 화면만 놓고 보자면 꽤 구식으로 느껴질 정도.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아이나비 라이더스에 탑재된 지도는 ‘바이크 전용’ 지도다. 알겠지만 한국은 해외의 여느 나라와 달리 아직 오토바이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도로가 많다. 아이나비 라이더스에 포함된 지도는 바이크가 통행할 수 없는 구간을 회피해 경로를 안내해주기 때문에 바이크 이용자들에게는 안전한 길 안내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에는 없는 고유한 기능도 엿보이는데, 트립뷰(TripView)라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바이크는 자동차처럼 주위를 둘러보며 주행할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다. 자동차 운전자들처럼 내비게이션에 나오는 주변 지도를 눈으로 확인하며 달려가기 어렵다는 말. 이 트립뷰 기능은 일반적인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처럼 주위 지도를 다 보여주는 대신 심플하게 화살표 모양으로 방향과 거리만 알려준다. 바이크 운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모드라 꽤 신선하다.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신선한 점. 헬멧에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헤드셋을 장착하면 음악을 듣거나 음성으로 목적지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잘못하면 퀵서비스 기사님들처럼 보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외부 스피커를 지원하지 않는 건 다소 아쉬운 점이다.
사실 반경 1km 정도가 이동 범위인 사람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이다. 타고 내릴 때마다 내비게이션을 떼야 하는 귀찮음도 있다. 다만 스쿠터를 탄 채 가끔 대교도 넘고, 예쁜 풍경의 국도도 달려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4GB 메모리 제품 30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