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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물 만난 캠코더

파나소닉 HX-WA2

사양 93.1x125.6x44.1mm(가로x세로x높이), 238g(배터리 제외) 특징 1. 3m 방수 기능의 캠코더. 이것만 있으면 <S.O.S 해상 구조대>를 해운대 올 로케이션 홈비디오로 전격 리메이크할 수 있다. 2. 동영상 촬영 중에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쉽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3. 1440만 화소의 고화질 영상 제공, 2.6인치의 와이드 LCD 모니터 탑재.

진화하는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져가는 종(種)들이 있다. 삼청동 카페에서 셀카를 찍으며 상완근을 단련하던 DSLR족이나 연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타르코프스키도 렘수면에 빠뜨릴 법한 롱테이크로 기록하던 캠코더족 말이다. 전화기의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기능이 웬만한 카메라 못지않게 향상된 이후로는 가방에 챙겨 넣는 기계의 가짓수가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바다나 강을 찾게 되는 여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스마트폰은 오즈의 서쪽 마녀만큼이나 물에 약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방수필름을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폰돔(phonedome)이라는 야릇한 이름을 가진 제품이 대표적이다- 그 정도로는 안심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는 <프렌즈>의 조이 덕분에 콘돔의 성공률도 ‘고작’ 97%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상태다. 물놀이 중 혹시 발생할지 모를 3%의 가능성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파나소닉의 하이브리드 캠코더인 HX-WA2는 피서를 앞둔 파운드 푸티지 호러의 주인공들에게는 썩 괜찮은 선택이다. 풀 HD(1920x1080)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데다 3m 방수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출연 중인 영화가 <파이널 파라노말 액티비티: 해저 2만리의 케이티>만 아니라면 이걸 들고 마음껏 물장구를 쳐도 좋다. 한손에 뿌듯하게 잡히는 사이즈와 간편한 조작 방식 역시 눈에 띄는 특징이다. 예를 들어 동영상 촬영 도중 스틸을 찍고 싶다면 별도의 모드 전환 없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다만 레저용으로 특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감안해야 할 한계도 있다. 수십배까지 이르는 고배율 광학줌 캠코더에 익숙한 소비자에게는 5배 광학줌이라는 HX-WA2의 사양이 살짝 아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지영상은 50배, 동영상은 120배까지 디지털 줌을 지원하고 인텔리전트 줌도 15배까지 가능한 만큼 올랜도 블룸과 미란다 커 부부가 수영복 차림으로 해운대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큰 불편 없이 사용할 만하다.

촬영한 분량을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는 방법도 비교적 쉽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나 영상을 지정한 뒤 캠코더를 PC에 연결하고 해당 메뉴를 선택하면 끝. 아예 처음부터 아이프레임(iFrame) 모드로 촬영하면 별도의 데이터 변환 없이 아이무비로 신속하게 편집할 수 있다. 게다가 고화질 영상을 제공할 1440만 화소의 MOS 센서는 폰카에 맞설 확실한 비교우위. 렌즈 밝기는 F3.5(광각)-F3.7(망원)이며 데이터는 MPEG4-AVC/H.264 포맷으로 SD(SDHC, SDXC) 메모리카드에 저장된다. 장바구니에 담는 순간부터 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에 가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찍어보고 싶은 창작욕이 솟구칠 제품. 가격은 39만9천원, 색상은 오렌지와 블루 두 종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