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크기 32x55mm, 무게 15g
특징 1. 세계 최초로 애플의 정식 인증을 받은 DMB 수신기. 2. 이제 와이파이 눈금이나 LTE 데이터 요금에 마음 졸이지 않고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 감상할 수 있다. 3. 무충전 방식. 하지만 뱀파이어처럼 아이폰 배터리를 쪽쪽 빨아먹을 거란 불편한 진실. 4. 작고 가볍고 예쁘다. 드라큘라 백작보다는 에드워드 컬렌에 가까운 미모.
아이폰 3G가 한국에서 출시된 게 지난 2009년의 일이다. 연애도 이 정도 묵히면 슬슬 권태감에 녹이 슬기 마련이다. 언젠가부터 애플의 고객들 역시 눈먼 열정을 식히고 이 기기의 단점을 찬찬히 살피게 됐다. 물론 단순하다는 건 아이폰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매끈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번잡스러운 기능을 쪽 뺀 담백한 하드웨어도 한때는 마냥 좋아 보이기만 했다. 그러나 타 브랜드들이 애플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나름의 차별성까지 고민한 결과물을 부지런히 내놓고 있다 보니 종종 다이아몬드 반지 앞의 심순애처럼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가장 알이 큰 다이아라면 아무래도 DMB다. 오로지 야외에서의 프로야구 중계 시청을 위해 타사 제품으로 갈아탄 스포츠 팬도 적지는 않을 거다. 애플의 정식 인증을 받은 아이폰, 아이패드 전용 DMB 수신기인 TV독(TV DOC)은 유저들의 마음을 돌려줄 야한 속옷, 식스팩, 온천 여행, 뭐 그쯤 되는 물건이다.
기존에는 아이폰으로 지상파 앱을 시청하려면 와이파이 존을 찾는 게 최선이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방송을 수신해 서비스하는 TV독을 사용할 경우, 과금 걱정은 아예 내려놓아도 좋다. 게다가 수신율도 만족할 만하다. 지하철로 이동하며 이용해봤는데 중간중간 신호가 약해지는 구간에서 화면이 뭉개지는 현상은 있었으나 끊김이나 버퍼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와이파이를 이용할 때와 달리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도 전파 간섭이 적다는 건 큰 장점이다. 접이식 안테나 한번 뽑지 않고 <무한도전> 재방송을 별 탈 없이 감상했다. 이용 방법도 간편하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충전구에 기기를 연결하면 바로 TV독 앱을 내려받을 앱스토어 화면이 뜬다. 설치하고 구동시킨 뒤 사용 가능한 채널을 자동 검색하면 끝. 현재 접속이 얼마나 원활한 상태인지는 화면 왼쪽 아래에 표시된다. DMB 녹화는 새롭진 않아도 무척 요긴한 기능이다. 메뉴 중 빨간 버튼을 눌러 녹화를 시작하거나 중단할 수 있고 해당 파일은 시간대별로 폴더에 저장된다. 별도 충전이 필요없어서 편리하긴 한데 결국 전화기 전원에 기생하는 방식이다. 실험해보니 초반에는 대략 10분에 5%씩, 니콜라스 케이지 개런티 떨어지는 속도로 배터리가 소진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나중에는 점점 가속이 붙어서 르네 젤위거 개런티 떨어지는 속도에까지 이른다.
아무튼 디자인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장착한 채로 이동해도 큰 불편이 없다. 5만9천원이라는 가격 역시 괜찮은 수준. 몇달 뒤의 런던올림픽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 투자는 할 만하지 않을까? DMB 시청이 가능한 아이폰이라니, <제리 맥과이어>의 느끼한 대사, “당신이 날 완전하게 만들어줬어요”(You Complete Me)가 생각날 지경이다. IOS 5.1버전 이상의 운영체제를 갖춰야 이용할 수 있으며 구입처는 www.tvdoc.co.k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