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러 의혹들을 비껴갈 수 없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민은 지금 민생경제의 파탄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지금처럼 강했던 때도 없습니다. 저를 꼭 지지해주신다면….
-현 MB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 아니십니까? 그런데 정권교체라면…. =지역 주민들이 하도 정권교체, 정권교체 하기에 따라해봤는데 제가 하면 안되는 말인가 보죠? 하지만 뭐든 바꾸면 좋은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엔진오일도 꼬박꼬박 5000km마다 바꿔줍니다.
-전혀 분위기 파악이 안되시나본데, 아무튼 현재 경선 막판에 온갖 잡음에 시달리고 계십니다. 일단 논문 표절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은 물론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습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제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도 아니고 대필도 아닙니다. 정정당당하게 포털 사이트 논문 자료실에서 3천원을 지불하고 구매해 다운로드한 것입니다. 버전이 높아서 그걸 파일 변환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신다면 그런 얘기 못하실 겁니다.
-그럼 어제 갑자기 기자회견을 취소하신 이유는 뭔가요? 회견문까지 다 작성하신 걸로 아는데 갑자기 취소하셔서 너무 놀랐습니다. 갑자기 무슨 전화를 받고 뛰어나가시던데…. =오해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건 택배 전화였습니다. 제가 경선에서 이기면 가터벨트에 레이디 가가 분장을 하고 청계천에서 물구나무서서 똥을 싸겠다고 당원들에게 약속했었습니다. 제가 이길 건 너무 뻔하니까 홈쇼핑에서 미리 주문했었지요. 박스에 내용물이 뭔지 써 있는데 자꾸 경비실에 맡긴다고 하니까 급하게 달려나간 겁니다. 늘 오후에 오던 택배 아저씨가 그날따라 그렇게 일찍 올 줄 누가 알았나요.
-그건 뭐 곧 밝혀질 것이고요, 추가로 당신의 태권도 실력도 사실은 5단이 아니라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원래 빨간 띠까지만 배웠는데 매직으로 색칠해서 검은 띠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제가 원래 빨간색을 좀 좋아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까 그저 덤덤한 검은색이 좋아지더군요. 저는 새누리체육관이라는 곳에서 태권도를 배웠습니다. 그곳은 누구나 평등하게 자기가 원하는 색깔대로 띠를 맞출 수 있습니다. 빨간 띠가 검은 띠에 ‘죽빵’을 까고 얼마나 민주적입니까. 실력을 색깔로 차등화한다는 건 공산주의적인 발상이 아닐까 싶군요.
-더 얘기 나눌 필요를 못 느끼겠군요. 암튼 당신은 아니 아니 아니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