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강정에 갔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구호와 찬성하는 플래카드가 맞붙어 있었다. 날은 흐렸고 인적도 드물었다. 활동가들은 구럼비 바위에서 바다에 뜬 바지선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전엔 그 바위가 폭약에 깨졌다. 트위터가 북적였고 정치인이 몇 다녀갔지만 총선의 이슈로 이어지진 않았다. 4월3일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제주에서 동시에 <나의 강정을 지켜줘> 공연이 열렸다.
지난 12월에 개봉한 <Jam Docu 강정>은 8명의 감독이 각각 강정을 기록한 작품이다. 익숙한 테마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잼’처럼 짧은 단편들이 모여 하나로 덩어리진다. 이지은 음악감독의 테마와 구전 민요를 비롯해 밤섬해적단, 무키무키만만수의 음악이 기록되고, 강정에 머무는 음악가 조약골의 모습도 담겼다. 개발정책과 관료주의, 행정주의와 민주주의 절차의 문제들이 충돌하는 강정은, 무엇보다 국가권력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대한민국은 공동체의 분열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세상을 바꾸진 못한다. 세계를 바꾸는 건 결국 사람들이다. <Jam Docu 강정>이 ‘인디플러그’와 포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그래서다. 강정마을 후원계좌는 농협 351-0294-9968-1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