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장소: 오픈런, 대학로 두레홀 3, 4관 / 6월30일까지, 강남 윤당아트홀 문의: 02-741-5978
코미디의 정석은? 확실하게 웃기기. 그런 면에서 10년째 공연 중인 연극 <뉴보잉보잉>에는 특별한 웃음코드가 숨겨져 있는 게 분명하다. 성기는 일부다처제를 꿈꾸는 남자다. 그는 세 여자와 동시에 약혼했다. 세명 모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스튜어디스들이다. 비행기 취항시간이 다른 것을 최대한 이용, 성기는 달콤 살벌한 연애를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약혼녀들의 비행 스케줄이 바뀌면서 성기의 바람행각이 들통날 위기에 처한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성기와 고향친구 순성, 가정부 옥희는 고군분투한다.
이 작품을 보면서 관객이 불편할 이유는 없다. 바람둥이에 관한 ‘윤리적 딜레마’는 애초에 무장해제되었다. 주인공 성기는 때론 다른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를 대리만족하게 하는 캐릭터다. 동시에 그는 약혼녀들에게 이용당하기도 하고, 친구 순성에게 한방 먹기도 하는 조금은 ‘허당’이다. 이 점이 성기를 비난하거나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가정부 옥희가 무슨 죄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난리통에 더욱 인정받으며 당당히 월급을 올려받게 된다. 결국엔 모두가 고생 끝에 행복해진다.
연극은 그저 속물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한바탕 소동을 즐기면 된다. 꼬여만 가는 상황 속에 난감해하는 캐릭터들을 지켜보는 게 아슬아슬하면서도 폭소를 그치지 못한다. 이들의 결혼 이후 이야기인 2탄 <기막힌 스캔들>도 대학로에서 만날 수 있다. <뉴보잉보잉>은 웃길 줄 아는 연극이다. ‘한바탕 신나게 웃어보는 거야’ 싶다면 후회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