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월 26일 시간: 오후 6시 30분 장소: 홍대 라이브 클럽 빵
58살, 지금의 나로부터 꼭 20년 떨어진 우주. 보통 20, 30대에 불과한,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들은 저 우주의 삶을 상상이나 할 뿐이다. 그저 기력도 없이 애(들) 학비 버느라 죽 쑤고 있겠지. 뭐 빚은 좀 있을까. 설마 이혼은 안 당했겠지. 아니, 그때까지 솔로이려나?! 그래서 58살의 음악가 정형근의 <효도탕>을 들으면 당혹스러울 법도 하다. 도대체 이 과격한 솔직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는 30년이나 음악을 해온 싱어송라이터이고 ≪효도탕≫은 1979년에 데뷔했지만 소수의 사람 사이에서 회자되던 음악가의 여섯 번째 앨범. 고 김현식, 노영심, 전인권, 이주원, 하덕규 등과 어울리던 1980년대에 ‘지하 5층’의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던 그가 가까스로 발표한 신작이다. 2009년, 30년 음악인생의 종지부로 여긴 5집 ≪예언자≫이후 캐나다 이민이나 가려다 라이브 클럽 공연 뒤에 강렬한 영감에 휩싸여 두달간 만든 노래들이다. <Sexing> <자위> <까꿍 대한민국> <홍대 앞으로 와> 같은 노래들이 거침없이 혹은 불편하게 어쩌면 시원하게 흐른다. 그런 그가 2012년 2월26일 홍대 라이브 클럽 빵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 공연 제목은 <까꿍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싫어도 조국은 사랑한다’는 그가 어떻게든 역사와 사회와 화해하며 개인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벼른다. 그의 말마따나 정형근은 어쩌면 ‘장자를 흉내내는’ 음악가지만 무엇보다 활력이 넘친다. 나이와 상관없이 ‘에너지’가 중요하다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물론 앨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