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10년 만의 목소리다. 예전의 음악과 그리 달라진 건 없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은 이 앨범에 특별한 무게감을 더한다. 그리고 여전히 엄숙하고 순결한 두 목소리가 있다. 이 천생 시인의 노래를 들으며 ‘투사’ 정태춘이 ‘음악인’ 정태춘으로 온전하게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이민희 / 웹진 ‘백비트’ 편집인 ★★★★ 진짜 오래 묵어야 나오는 노래들이 있다. 그런 음악은 기발한 수사가 아니라 면밀한 관찰로부터 시작된다. 매일매일 생활하는 삶의 터전, 혹은 어느 날 발길이 닿은 낯선 곳을 시처럼 묘사하는 그들의 노래는 그렇게 오랜 시간의 깊은 성찰을 통해 마침내 완성된다. “현장”을 떠난 뒤 “현실”을 바라보는 음악, 즉흥과 즉물을 거부하고 멈춰 서서 생각할 것을 권하는 음악, 그래서 변함없이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 음악.
최민우 / 웹진 ‘웨이브’ 편집장 ★★★★☆ “바코드도 없는 몸뚱이를 거기에다 두고/ 햇살 빛나는 철로 미끄러져 빠져나간다”는 가사를 쓸 수 있는 뮤지션에 대해 무슨 말을 더 할 것인가? 정태춘과 박은옥의 새 음반은 매혹적으로 침잠하는 정서 속에서 ‘가사’와 ‘시’의 경계를 흐리는 동시에 ‘한국적 포크’에 대한 오랜 기억을 성공적으로 소환한다. 그리고 그건 재녹음한 <92년 장마 종로에서>의 ‘시의성’ 때문이 아니라 음악 자체의 힘이다.
김도훈 / ★★★★ 10년 만의 신보다. 그들의 음악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냥 가사 한마디 인용하고 싶다. “그날 또, 일군의 오리배들 티티카카 호수에 내리리라. 그 수초의 섬 위로 오르리라. 거기 또, 오리배들. 정오의 하늘에 가득하리라.” 지금 ‘가사’의 아름다움이 거의 완벽하게 소멸해버린 한국 음악계에서, 정태춘과 박은옥은 여전히 시를 쓴다. 심장을 움켜쥐는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