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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가 온다

기대되는 아트하우스 계열 신작 10편

<토리노의 말> <폭풍의 언덕>

<미크마크> <J. 에드가>

올해 예술영화관들은 기성작가들과 신진작가들의 쟁쟁한 신작들로 풍성하게 꾸려질 전망이다. 우선 거장들의 신작이 영화 팬심을 자극하고 있다. 벨라 타르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이라는 <토리노의 말>은 그가 이전에 만든 어떤 작품보다 엄격하고 간결해진 스타일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영화다. 혹자는 무성영화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경험했다고도 한다. 올해 오스카가 외면했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J. 에드가> 역시 노장의 저력을 예감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가 전기영화의 틀 안에서 도덕극과 정치극을 어떤 리듬으로 교차시켰을지 기대하고 있는 영화팬들이 많을 것이다. 한편 <퍼니 게임>의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과 다시 뭉친 미카엘 하네케의 차기작은 음악가 부부의 쓸쓸한 노년을 그린 <사랑>이다. 이번에는 폭력이 아닌 시간의 삼투작용이 서늘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스티븐 소더버그 역시 다작의 속도를 줄이지 않고있다. 국내에서는 <헤이와이어>도 채 소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자 스트리퍼들의 세계를 다룬 <매직 마이크>부터 소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는 고양이처럼> <케빈에 대하여>

<미크마크> <온 투어>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감독들의 화제작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수 영화제에서 소개됐던 린 램지 감독의 <케빈에 대하여>는 혈육의 정이 혈투의 악몽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틸다 스윈튼이 창백한 연기의 일인자임을 확인시켜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안드리아 아놀드의 <폭풍의 언덕> 또한 수없이 영화화됐던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평가받은 작품이다. 문자를 압도하는 이미지의 매혹을 경험케 해줄지 기대된다. 그런가 하면 <미래는 고양이처럼>에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으로 애정을 갈구했던 미란다 줄라이의 성장통이 담겨 있다. 평론가 짐 호버먼은 “가슴이 미어지는 영화”라고 평하기도 했다.

<사랑> 촬영현장, <풍차와 십자가>

그외에 장 피에르 주네의 간만의 신작 <미크마크>도 있다. <아멜리에>의 감수성에 <볼링 포 콜럼바인>의 유머를 더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충만한 범죄영화다. 반면 레흐 마예브스키의 실험성 짙은 <풍차와 십자가>는 약간의 사고유희를 요구한다. 피터 브뤼겔을 주인공으로 해 16세기 플랑드르의 풍경을 재현한 영화로 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2011 베스트에 꼽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200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종횡무진 누볐던 배우 마티외 아말릭의 <온 투어>도 흥미롭다. 한때 미국의 벌레스크 공연단을 모방한 프랑스의 순회공연단을 소재로 한 이 영화로 그는 이제 감독으로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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