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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가상인터뷰] 기똥찬 지구침공 방법 하나 알려줄까?
김도훈 2012-01-18

<다크 아워>의 외계인

-이번에는 절대로 외계인 침공 영화에 나온 외계인 따위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근데 어쩔 수가 없어요. 왜냐고? 졸라 답답하니까. 오늘은 작정하고 야단을 좀 쳐야겠어요 외계인 양반. =찌지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지직.

-아, 요번에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은 말을 못합니다. 말을 못하면 어떻게 인터뷰를 하냐고요? 사실 오늘 이 자리는 너무 가슴이 답답해서 화풀이 좀 하려고 부른 자리입니다. 상관없어요. 내가 얘 말귀를 못 알아듣든지 얘가 내 말귀를 못 알아듣든지…. 실은 합본호라 쓸 기사가 너무 많아서 조금 귀찮기도 하고. =찌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직.

-하여간 외계인씨. 말이 됩니까? 구리? 구리? 구리 따위를 가지려고 지구를 정복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요. 구려도 이렇게 구리면 안되죠. 2012년도 또 왜 이럼? 2011년은 <월드 인베이젼>으로 시작해서 외계인 침공 장르에 똥을 한 사발 바르더니, 올해는 <다크 아워>가 나와서 이 장르에 아주 침을 뱉어요. =찌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직.

-말을 못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구먼. 왠지 저거 ‘내가 <월드 인베이젼>의 놈들보단 좀 낫다’는 소리로 들리는 것도 같은데요. <월드 인베이젼>이 좀 한심하긴 했죠. 지구를 침공한 이유가 물 때문이라는데, 맙소사 대체 왜? 지구에만 물이 있어요? 우주를 뒤져보면 굳이 전쟁으로 피해를 감수할 필요없이 물을 구할 수 있는 장소가 엄청 많단 말입니다. 게다가 지구까지 막대한 비행선을 끌고 올 정도의 기술이면 원소를 조합해서 물을 만들어내는 기술 정도는 이미 가지고 있어야 옳잖아요. =찌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직.

-한국에서 혹시 외계인 지구침공 영화를 만들고 싶은 분이 있다면 제발 참고 좀 해주세요. 외계인들이 근사한 탈것을 타고 여기저기 부수고 다니면 재미있을 것 같죠? 하나도 안 재미있어요. 몇 천만달러를 퍼부어서 만든 <월드 인베이젼>이나 <다크 아워>도 재미없는데 한국에서 몇억 투자해 똑같이 만든다고 재미있겠어요? SF 장르적으로 뭔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영화도 정말로 재미있어지는 겁니다. =찌지지지지직 찌지지지지직.

-저라면 지구인과 똑같은 모습으로 지구에 찾아온 뒤 세계 각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하고, 머리가 나빠서 강대국 말이라면 쥐꼬리라도 내줄 것 같은 나라들과 FTA 협정을 체결하는거죠. 괜히 군사력 낭비할 필요없이 순식간에 꼴딱 지구를 삼키게 될 겁니다. =그거 좋구먼 기자 양반. 좀만 기다려. 협정서 들고 날아올게에에에에에에….(은하계 너머로 사라져간다.)

-쯔쯔 외계인 양반. 이미 우리는 태평양 건너편 나라에 줄 거 다 준 상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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