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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진의 판판판] 생색내기 말고 진짜 지원을 원해
강병진 2012-01-16

<Jam Docu 강정> 개봉 불허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대체 왜?

<Jam Docu 강정>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Jam Docu 강정>의 인디플러스 상영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인디플러스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직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지난해 3월, 강남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개관됐다. <Jam Docu 강정>의 상영문제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제기됐다. <Jam Docu 강정>이 인디플러스의 12월 개봉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지 않자 운영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1월10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영진위 실무진쪽이 최종적으로 ‘개봉 불가’를 이야기한 것이다. 독립영화인들은 상영 불가에 대한 이유와 근거 규정이 뭔지 묻고 있다. 영진위 실무진쪽은 “상영 불가의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Jam Docu 강정>은 8명의 감독이 모여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작품성과 의미를 인정받은 독립영화가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되지 못하는 이 상황은 어째 놀랍지가 않다. <Jam Docu 강정>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을 다루고 있는 만큼 인디플러스를 운영하는 영진위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추정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독립영화인들이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인디플러스가 과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영화도 상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을 직영하겠다고 나섰을 때부터 만연했다. 프로그램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운영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자문기구에 불과한 운영위원회가 <Jam Docu 강정>의 상영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운영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래밍을 하면 운영위원회가 자문회의를 통해 검토한다. 그리고 보고체계를 통해 영진위쪽으로 보고가 되면 영진위 실무진이 최종 결정을 한다.” 현재 인디플러스 운영위원회쪽은 <Jam Docu 강정>의 상영 여부와 운영위원회의 역할에 관한 질의서를 영진위에 보낸 상태다. 영진위는 1월16일, 답변서를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위 관계자는 “질의서를 검토하고 충실히 답변할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상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게 사실이다. 일단 내부적으로 어떤 가이드라인이 필요한지를 검토해봐야 한다. <Jam Docu 강정>의 상영 여부는 운영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우리도 어렵게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한 작품의 상영문제이나,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에 따라 영진위가 인디플러스를 운영하는 실질적인 태도까지 드러날 듯 보인다.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을 직영으로 전환할 당시 내세운 이유는 “독립영화 상영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말하자면 위탁운영에 따른 공정성 시비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것인데, 가장 합리적인 지원방식을 고민하기보다는 사실상 더이상 피곤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나 다름없어 보인다. 프로그램의 자율성을 위해 운영위원회를 만들어놓고도 영진위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상영 여부를 판단하는 상황 또한 운영위원회를 일종의 방패막이로 삼으려 한 게 아닌가 싶다. 인디플러스를 바라보는 영진위의 진짜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독립영화를 위한 진정한 지원일까, 아님 생색내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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