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언제부턴가 루시드 폴은 나에게 ‘과도기’로만 머문다. 좀더 화려한 편곡과 세션을 입히려고 하고, 브라질 음악을 접목시키려 하고, 이것들을 한장의 앨범에 다 담아내려 한다. 이번 앨범에는 플레이밍 립스를 연상시키는 노래까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완전히 완성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나의 마음을 움직인 건 과거의 루시드 폴을 생각나게 해주는 몇몇 (겨울용) 노래들이었다.
최민우 / 음악웹진 ‘웨이브’ 편집장 ★★☆ 루시드 폴의 신보는 편안하다. 멜로디는 섬세하고 편곡은 매끈하며 가사는 낭만적이다. 음반에서 가장 격렬한 곡일, 플레이밍 립스를 연상시키는 <노래의 불빛>에조차 나른한 기운이 감돈다. 그러나 음반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개성의 반복과 변주보다는 자기 복제쪽으로 더 기운다. 듣기도 전에 다 들은 것 같고 듣고 난 뒤에도 다 들은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추운 겨울밤 이 음반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기분까지 사라질 정도는 아니다.
이민희 /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음악을 듣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루시드 폴의 새 앨범은 그런 시간을 늘려보라는 고마운 제안이다. 실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멜로디와 악기의 조합이라 해도, 일일이 뜯어보기 전에 절실한 여가부터 떠오르는 태평한 음악이다. 문득 플레이밍 립스에 다가가는, 뜬금없이 기운찬 <노래의 불빛> 같은 곡을 과감하게 띄우기도 하지만, 대단히 신선한 발상은 없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는 포근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다.
김도훈 ★★☆ 루시드 폴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게으르게 퍼질러 있을 때 가장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든다. 종종 어떤 에너지가 좀 아쉬운 건 사실이다. 남미 음악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몇몇 트랙은 이상할 정도로 겉돌고, 미선이 시절이 연상되는 <노래의 불빛>도 앨범의 기운을 북돋우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안정적인 5집이다. 그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