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12월30일 오후 8시 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문의: 02-758-2150, www.nsartscenter.or.kr
요즘 낭독공연이 인기다. 작가들이 모여 사는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최근까지 매주 목요일에 야외 낭독공연이 펼쳐졌고, 대학로의 내로라하는 연출가들도 올 한해 앞다투어 낭독공연을 선보였다. 읽는 예술이 아닌 듣는 예술의 재발견. 3D영화 같은 사실적인 화면이 아니라 작가, 혹은 배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형체 없는 대사들이 관객의 상상력을 부풀린다.
남산예술센터가 2011 시즌의 마지막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는 <해청전>은 이러한 낭독공연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2009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 주원규의 희곡으로,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이 연출을 맡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심청전>을 도발적이고 발칙한 상상력으로 뒤집은 작품으로, 타자를 위한 삶을 영위하는 ‘심청’, 철저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이란성 쌍둥이 ‘심현’, 그리고 무책임한 아버지 ‘심봉사’와 가정을 버린 어머니 ‘숙’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에 상인, 장군, 해적, 마을 사람 등 사회적 관계 속의 인물들이 더해져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구조적 문제로 서사의 폭이 확대된다.
<해청전>은 이번 낭독공연을 통해 공연화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관객과 평단의 반응을 적극 수렴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성공적인 공연화를 위한 첫 단계가 될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펼쳐진다. 낭독공연을 접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좋은 연말 선물이 될 듯하다.